같이 살던 여동생이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굶기는 등 학대를 일삼다가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검찰로부터 징역 10년을 구형 받았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사진=뉴스1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여동생이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학대해 숨지게 한 30대 남성에게 검찰이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안동범)는 13일 학대치사와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모씨(36)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20년 7월 말부터 2년 동안 같이 사는 여동생(33)이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수시로 굶기는 등 학대를 일삼았다. 결국 지난 7월 여동생을 고도의 영양결핍으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여동생이 숨진 당일 "동생이 화장실에서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와 경찰에 직접 신고했다. 이어 그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김씨는 재판에서 자신을 둘러싼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김씨는 "(동생을 돌보면서) 점점 나도 살기가 싫고 동생이 실수하면 점점 다 하기가 싫어졌다"고 말했다. 김씨 친부는 자녀들이 어릴 적 가족을 떠났고 친모는 7년 전 뇌출혈로 쓰러져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씨와 여동생은 기초생활수급자로 생활했다.


김씨는 이날 공판에서 동생을 장애인 요양 시설에 맡기지 않은 게 본인 의사만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사회복지사와 (시설 입소를) 얘기하던 도중 아버지가 '사지가 멀쩡한 가족이 있는데 왜 시설에 보내느냐'고 했다"며 "그날 처음 만난 아버지의 그 말에 화도 났지만 어쨌든 동생을 키우려 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동생의 사망과 관련해 "제가 무기력하고 동생을 못 돌본 잘못이 있다"면서 한숨을 쉬고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씨 측 법률대리인은 최후변론에서 "김씨 아버지가 일찍 집을 나갔고 의존하던 어머니의 몸도 안 좋아져 홀로 여동생을 부양해야 했다"며 "무기력증에 빠져 자신도 좌우할 수 없던 상황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재판부에게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김씨에게 징역 10년과 취업제한명령 7년을 구형했다. 김씨의 선고기일은 오는 29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