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69년 승객 등 50명이 납북된 대한항공(KAL) 여객기 납치 사건을 두고 피해자 가족이 정부 부처가 조사를 소홀히 해 자유권이 침해당했다며 인권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다. 사진은 국가인권위원회 전경. /사진=뉴스1


지난 1969년 대한항공 칼(KAL) 여객기 납북 사건 피해자 가족이 국가인권위원회가 사건을 조사하지 않기로 한 것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강동혁)는 '1969년 KAL기 납치피해자 가족회' 황인철 대표가 인권위를 상대로 "진정 각하 결정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인권위의 진정 취지 등을 고려한 결과 별도의 조사권을 발동하지 않기로 한 판단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 이후 황 대표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해당 사건은 지난 1969년 12월11일 강릉에서 출발해 김포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를 간첩이 이륙 10분 만에 장악해 납북한 사건이다. 당시 여객기에는 승객과 승무원 등 50명이 탑승했다. 북한은 이 사건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자 다음해인 지난 1970년 2월14일 39명을 한국으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황원씨(황 대표의 부친)를 비롯한 11명은 아직도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황 대표는 구제조치 요청에도 통일부가 조치를 취하지 않아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지난 2018년 7월 인권위에 진정했지만 인권위는 지난해 1월 각하 결정을 내렸다.

당시 인권위는 "통일부 장관의 전후 납북자 송환 등을 위한 조치가 적절했는지 여부 등을 인권위가 조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각하 이유를 밝혔다. 다만 통일부에 납북자 생사 확인과 송환을 위한 노력을 촉구하는 의견을 표명했다. 이후 황 대표는 지난해 6월 인권위 각하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황 대표 측은 "정부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한 제반 노력을 다했는지 조사할 의무가 있다"며 "그럼에도 남북 관계의 특수성을 이유로 아무런 조사 없이 각하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국가안보 등 중대한 외교관계와 관련한 국가기밀 사항은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는 법 규정을 언급했다. 재판부는 "실제 조사를 하더라도 국가안보 등과 관련한 세부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견표명 역시 간접적으로 정책 개선을 유도하거나 압박하는 기능이 있다며 "남북한의 특수한 관계를 고려해 의견표명과 동시에 각하결정을 한 것을 두고 타당성을 잃은 결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