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대교에서 한 시민이 서초구 일대 아파트를 바라보고 있다./사진=뉴스1


한국은행이 1년6개월만에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들은 한숨 돌리게 됐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강한 통화긴축 의지를 재차 확인하면서 대출금리 준거금리인 은행채 금리가 최근 오르고 있어 대출 금리가 앞으로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은 은행권을 향해 예대마진 축소를 당부하면서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어 대출금리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3.50%로 동결했다.


이로써 2021년 8월부터 올 1월까지 이어진 금리인상 기조도 1년6개월 만에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이와 동시에 지난해 4월부터 올 1월까지 진행된 금리 연속 인상도 7회로 끝났다.

한은의 금리 인상 기조가 막바지 단계에 들어서면서 대출자들은 한시름 놓게 됐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757조1000억원이다.


전 금융권 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이 74.2%인 점을 감안해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인 0.25%포인트 오르면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이 16만4000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체 이자 규모에 대출자 약 2000명을 나눈 값으로 전체 이자 부담 규모는 '베이비스텝' 시 3조3000억원 불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이 대출자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예대마진 축소를 언급하면서 시중은행들은 대출금리를 내리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1일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금리를 최대 0.70%포인트 내렸다. 이어 다음날 케이뱅크는 일반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12%포인트 낮췄다.

시중은행에선 우리은행이 지난 21일부터 우대금리를 늘리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낮췄다.

우리은행의 경우 이번에 거래실적 등과 관계없이 우대금리를 적용해 주택담보대출 신잔액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금리를 0.45%포인트, 주택담보대출 5년 변동금리를 0.20%포인트 내렸다.

한은 금리 동결에도… 미 연준 긴축에 은행채 금리 상승 중

문제는 은행채 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들은 은행채 등 준거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를 빼 최종 대출금리를 결정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은행채(무보증, AAA) 1년물 금리는 3.832%로 지난 3일(3.541%)보다 약 3주만에 0.291%포인트 올랐다. 통상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신용대출 준거금리로 활용된다.

혼합형(5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 주택담보대출 준거금리로 쓰이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3일 3.889%에서 22일 4.345%로 0.456%포인트 올랐다.

은행채 금리는 국고채 금리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미 연준이 강한 통화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자 미 국채금리가 치솟자 국고채 금리도 상승 자극을 받으면서 은행채 금리도 덩달아 상승한 것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은행채 금리가 앞으로 더 오를 수 있는 만큼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22일 기준 KB국민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은행채 12개월물 기준 5.35~6.25%로 지난 6일(5.23~6.13%)보다 소폭 올랐다. 같은 기간 혼합형 주담대 금리도 4.08~5.48%에서 4.30~5.70%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