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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월 국내 5대 시중은행들의 정기예금 잔액이 한달만에 약 10조4000억원 줄면서 은행의 예금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를 두고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던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사례처럼 불안 우려가 고조된데 따른 '탈은행'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은행권에선 5%대였던 예금금리가 3%대로 하락하면서 금리 매력도가 떨어짐에 따라 시중자금이 투자처를 찾아 움직이는 '머니무브'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말 기준 805조3384억원으로 전월(815조7006억원) 대비 10조3622억원 급감했다.
앞서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올 1월 말 812조2500억원으로 전월 말(818조4366억원) 대비 감소하다가 2월 말 815조7006억원으로 3조4506억원 증가한 바 있다.
문제는 지난 2월에도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1년 만기 기준 3%대로 3월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을 당시에도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한달 새 3조5000억원 가량 늘어나며 정기예금에 대한 관심이 높았지만 지난달 돌연 정기예금 수요가 급감한 것이다.
일각에선 SVB 파산 사태로 불안해진 예금자들이 은행에서 돈을 빼간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실제 지난달 10일 SVB가 파산 선언을 한 이후 5대 은행에서 정기예금이 빠르게 빠져나갔다.
지난달 15일 기준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15조7551억원으로 전월 말에 비해 오히려 545억원 늘었지만 지난달 15~31일 빠져나간 정기예금은 10조4203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은행권에선 이같은 정기예금 감소가 SVB 파산 사태에 따른 불안 확산 우려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정기예금 금리가 내려가면서 매력도가 떨어지자 자연스레 시중자금이 머니마켓펀드(MMF) 등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는 설명이다.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1년 만기 기준으로 지난 2월13일 3.35~3.62%에서 이날 3.40~3.53%로 금리 상단이 0.09%포인트 낮아지긴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SVB 사태로 인한 불안감으로 은행에서 예금이 이탈했다기 보단 예금금리가 하락하면서 만기가 도래한 예금 상품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이 은행 예금에 자금을 재예치하기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투자처로 자금을 옮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금융시장에선 머니마켓펀드(MMF)로 뭉칫돈이 흘러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개인 MMF 잔액은 약 200조원으로 올들어 40조원 이상 급증했다. MMF는 만기 1년 이내의 국공채나 기업어음 등 단기 우량채권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으로,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다.
CMA 계좌 잔액은 지난달 31일 기준 62조7000억원으로 전월 말(59조6173억원) 보다 3조827억원 늘었다.
CMA는 증권사가 고객 돈을 환매조건부채권(RP), 머니마켓펀드(MMF), 발행어음 등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이자로 돌려주는 증권종합계좌로 하루만 예치해도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언제든지 돈을 넣거나 뺄 수 있어 은행의 수시입출금식 통장과 비슷하지만 증권사 CMA 대부분은 은행 상품과 달리 원금 보장을 해주지 않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예금금리가 떨어지면서 정기예금 중 만기가 도래한 자금이 MMF나 채권형 ETF 등으로 몰리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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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슬기 기자
생활에 꼭 필요한 금융지식을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