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 관련 핵심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알선수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2.1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백현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 관련 핵심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알선수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2.1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관련 첫 유죄 판결이 나옴에 따라 백현동 사건에 연루돼 재판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판결에도 영향이 미칠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옥곤)는 13일 오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70)에게 징역 5년과 63억5000여만원 추징을 선고했다.

◇ 백현동 사업, 청탁·뒷돈 인정…이재명·정진상 재판서 불리하게 작용할 듯


김 전 대표는 백현동 개발 민간업자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이 요구한 인허가 사항 해결을 위해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 최측근 정 전 실장에게 수차례 알선·청탁하고 그 대가로 정 회장으로부터 77억원과 함바식당 사업권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5월 기소됐다.

정 회장 요구는 백현동 개발사업 부지 용도를 기존 '녹지'에서 '제2종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 R&D용지 대비 주거용지 비율 확대, 100% 민간개발을 위한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사업 참여 배제 등 크게 세 가지다.


결과적으로 용도지역은 2종 주거지보다도 2단계 높은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상향됐고 성남도개공은 지구단위계획 수립 전에 거쳐야 하는 성남시 의회 청취,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과정 없이 사업에서 배제됐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은 특가법상 배임 혐의로 지난해 10월 기소돼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에서 별도 재판을 받고 있다.


재판부가 백현동 개발 사업에서 수억원의 뒷돈이 오가고 청탁이 이뤄졌다는 점을 인정한 것은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사업 최종 결재권자였던 이 대표와 최측근 정 전 실장의 배임 혐의 재판에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용도변경·성남도개공 배제 '위법성' 판단 안해…정진상 "청탁 없었다"

재판부는 이 대표와 정 전 실장 그리고 김 전 대표를 '특수 관계'라고 규정했다.

구체적으로 "피고인은 2005년경 시민운동을 함께 하면서 친분을 쌓은 이재명의 선거를 여러 차례 지원하면서 성남시장 이재명, 그리고 성남시 정책비서관으로서 모든 부서 업무를 사실상 총괄했던 이재명 최측근 정진상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얻게 됐다"며 "성남시 소속 공무원들도 피고인과 이재명, 정진상의 이러한 특수 관계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 전 대표가 김 전 대표의 청탁 관련해 직접 개입한 정황 등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성남시 도시계획과 도시계획팀장 김모씨는 2014년 11월경 정진상과 함께 한 술자리에서 정진상으로부터 '피고인이 백현동 개발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잘 챙겨줘야 한다. 나중에 서류가 들어오면 잘 챙겨봐 달라'는 취지 말을 들었다"며 "2015년 1월 무렵 정진상으로부터 전화로 '백현동 사업 관련 개발업자 측에서 요구하는 대로 잘 처리해 줘라. 긍정 검토해 줘라'는 취지 말을 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2016년 1월25일경 장소변경 접견 당시 정진상에게 '지구단위계획을 넣었으니 잘 살펴봐 달라. R&D부지 전체를 다 주는데 성남도개공까지 들어오는 것은 심한 것 같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짚었다.

아울러 "성남시 도시계획과 도시계획팀장 김모씨가 2014년 11월 무렵 피고인으로부터 '내가 백현동 식품연구원 이전 부지를 개발하는 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2층에 서도 잘해보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성남시장실과 정책실장실이 시청 2층에 있었기 때문에 성남시 공무원들은 이재명, 정진상을 '2층'으로 칭해왔다"고도 했다.

다만 법원은 "(정 회장이 요구한) 용도지역 변경 및 주거지 비율 확정, 성남도개공 사업 참여 배제 등에 대한 성남시 결정이 위법한 것인지, 각 결정이 피고인의 부정한 청탁에 따라 이뤄진 것인지 여부는 알선수재죄 성립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없다"면서 배임 혐의와 관련된 법적 판단은 배제했다.

따라서 이 대표가 당시 김 전 대표의 청탁 내용을 알고 있었는지, 정 전 실장이 어디까지 보고했는지, 이 대표가 이 모든 걸 알고 최종 결재한 것인지 등 입증이 배임죄 성립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 전 실장 측은 이날 선고를 마치고 입장문을 통해 알선수재죄는 김 전 대표가 정 전 대표에게 청탁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알선 대가를 수수하거나 약속만 해도 바로 성립된다면서 거듭 혐의를 부인했다.

정 전 실장 측은 "김인섭으로부터 백현동 사업 관련 청탁 받은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청탁을 제삼자에게 전달한 사실도 전혀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밝힌다"며 "앞으로 재판에서 무고함을 밝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