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사진=HD현대
HD한국조선해양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사진=HD현대


고공행진 해 온 해상운임이 하락세에 접어들었지만 한국 조선업계는 여전히 자신만만하다. 해상운임 상승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린 대형 선사들이 발주를 서두르고 있다. 컨테이너선 신조선가가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국내 조선소들의 추가 수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7월5일 3733.80포인트로 연고점을 기록한 뒤 5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최근인 이달 9일 발표된 SCFI는 3253.89포인트로 연고점 대비 12% 감소했다.

해운업계는 운임 하방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 북미, 유럽의 조기 물동량 성수기에 대응하기 위해 선사들은 주요 항로에 투입 선복량을 늘려 왔다. 주요 항만 정체도 완화돼 운임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 조선업계는 해상운임 하락에도 컨테이너선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후티 반군의 홍해 봉쇄로 해상 운임이 크게 올라 대규모 이익을 거둔 선사들은 대규모 선박 발주에 나서고 있다.

기존의 컨테이너선 발주는 중국에 몰리는 추세였다. 한국 조선사들이 컨테이너선 대비 기술 난이도와 가격이 높은 가스선 발주에 주력해 왔기 때문이다. 올해 발주된 8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이상 컨테이너선 41척 중 중국이 30척을 수주한 것도 이런 이유다.


최근 가격이 급등하며 한국 조선사들도 컨테이너선 수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초대형 지난달 컨테이너선(2만2000~2만4000 TEU) 가격은 2억7200만달러(약 37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0.8% 상승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1만5000TEU급 기준)의 평균 신조선가 역시 지난해보다 16% 오른 2억2000만달러(약 2993억원)를 웃돌고 있다.

중국 조선사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수주에 나섰지만, 잔여 슬롯 소진으로 품질과 납기 준수에 강점을 가진 한국 조선사들을 찾는 발걸음 이어지고 있다. 선복량 기준 세계 5위 해운사인 독일 하파크로이트는 최근 한국과 중국 조선소를 대상으로 1만5000~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 15척과 8000~9000TEU급 컨테이너선 15척 발주를 문의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유럽 소재 선사와 1만55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총 3조6832억원에 달한다. 척당 선가는 3070억원으로 평균 시세(약 2억100만달러·2735억원) 대비 약 12% 높다.

HD한국조선해양을 시작으로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수주가 기대된다. 김훈민 한화오션 상선사업부 영업기획팀장은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2025년부터 해운 규제 변경에 따른 경쟁 구조 재편으로 인해 상위 라이너 간 시장 내 마켓셰어를 유지 및 확대하기 위한 신규 발주 수요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수주 계획에 대해선 "중국 조선소들을 비롯한 대형 컨테이너를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들의 건조 슬롯이 소진됨에 따라서 선가도 동반 급등하고 있고 수익성이 확보가 가능한 대형 컨테이너선 위주로 수주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