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안과미래' 주최 토론회에서 기조발언을 하고 있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사진=뉴스1


# 창당 9개월 된 일본의 신생 정당 '팀 미라이'가 지난 8일 중의원 선거에서 381만 표를 얻어 비례대표 11석을 확보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인공지능(AI) 엔지니어 출신 안노 다카히로 대표는 선거운동에 'AI 후보'를 전면에 내세우는 파격적인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그의 이름을 딴 챗봇 'AI이노'는 24시간 유권자 질문에 즉각 답하며 총선 기간 8600건이 넘는 질의에 응답했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청년층의 관심을 끌어모은 디지털 선거 실험이 '언더독'의 반란을 가능케 했다는 평가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6.3 지방선거 실험이 '팀 미라이'처럼 '언더독 돌풍'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99만원(기탁금 제외)이면 선거를 치룰 수 있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AI를 활용하고 불필요한 홍보물 유통 과정을 개선해 선거 비용을 낮춘다는 구상이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개혁신당은 이날 기초의원 출마 후보 64명에 대한 공천을 완료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 유세를 지원할 AI 시스템도 개발 막바지 단계에 있다. 정치에 입문한 후보자를 위한 '가이드북'도 완성을 앞두고 있다.


이번 실험은 기존 정치 문법과는 다른 시도로 평가된다. 개혁신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당 기탁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거대 양당 중심 구조 속에서 소수 정당은 당선 가능성이 낮아 후보 확보 자체가 쉽지 않은데 출마 문턱을 낮춰 이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청년층 지원이 늘고 있다. 현재까지 확정된 공천 명단에는 2030세대 대학생과 직장인 등이 다수 포함됐다. 충남 당진 석문·고대·당진1·3동 지역 의원 후보로 공천을 받은 고재윤 씨는 올해 21세(2006년생)다.


고 씨는 "후보자 신청을 온라인으로 진행했고 기탁금이 없어 선거 과정이 비교적 투명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청년층 입장에서는 선거에 도전하기 훨씬 수월한 환경"이라고 말했다.

젊은 후보가 늘면서 2030세대의 관심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고 씨가 당진 지역 현안과 개선 방안을 담아 SNS에 올린 짧은 영상은 조회수 60만 회를 넘겼다. 당 차원의 디지털 전략과 청년 후보들의 뉴미디어 활용이 맞물리며 온라인상에서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이 대표의 선거 실험이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다"며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목받기 어려웠던 기초의원 선거가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알렉스 바놉슬라흐 자유연합 의장./사진=구글 갈무리


유럽에서도 디지털 전략을 통해 소수 정당의 한계를 돌파한 사례가 있다. 덴마크 중도보수 정당 '자유연합'은 2019년 총선에서 득표율 2.3%를 기록해 전체 179석 중 4석을 확보하며 원내 진입에 성공했다. 덴마크는 정당 득표율이 2%를 넘어야 의석을 배분받는다.

정계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던 자유연합은 알렉스 바놉슬라흐가 28세의 나이로 의장직에 오르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그는 청년층을 겨냥해 틱톡을 활용, 당 정책을 짧은 영상으로 쉽게 전달하는 전략을 펼쳤다.

선거 과정에서도 틱톡은 핵심 수단이었다. 종이 포스터와 TV 토론이 중심이 되는 보수적인 덴마크 선거 문화에서 이는 이례적인 시도였다. 일부 언론은 정책 의제를 15초 분량 영상으로 단순화했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저비용·고효율의 디지털 전략은 성과로 이어졌고 2022년 총선에서 자유연합은 득표율 7.9%, 의석수 14석으로 약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