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서 90조 시장 열자마자…카카오, 중동발 악재에 '예의주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직접 챙긴 사우디, 확전 양상에 사업 차질 빚나
김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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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형 스마트시티 개발 사업 '디리야(Diriyah) 프로젝트'를 통해 중동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최근 악화된 중동 정세가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걸프 지역 동맹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사우디 리야드 주재 미국 대사관이 폐쇄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향후 사업 추진 동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23일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주도하는 디리야 프로젝트에 통합 모빌리티 설루션을 공급하는 유상 실증(PoC)계약을 체결했다. 디리야 프로젝트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 내 디리야 주변 부지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 630억달러(약 93조원) 규모의 초대형 인프라·도시 개발 프로젝트다.
디리야 프로젝트는 사우디 정부가 직접 추진하는 '기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총 면적 14km² 부지에 최고급 리조트, 병원, 쇼핑센터 등을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현지 주차 인프라 데이터화부터 '카카오 T' 이용자 환경을 이식한 소프트웨어까지 결합한 '주차 풀 스택(Full-stack)' 기술을 풀 패키지 형태로 제공한다. 6만대 이상의 차량 수용이 예정된 전체 부지 중 약 5000대 규모의 3개 구역에 설루션을 선제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통합 솔루션 시스템 개발에도 주력한다. GPS 수신이 불가능한 대규모 지하 주차 공간에서도 끊김 없는 길 안내가 가능한 실내 내비게이션을 구축하고 AI 기반의 공간 최적화 및 수요 예측 기술을 적용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30년 완공 예정인 디리야 부지 중 현재 가오픈 상태인 일부 구역에서 주차 PoC를 우선 수행할 예정이다. 실증 성과를 바탕으로 디리야컴퍼니와 협의를 거쳐 향후 디리야 전역으로 주차 솔루션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성과는 지난해 5월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직접 사우디 현지의 디리야 게이트 개발청을 방문해 디리야컴퍼니와 업무협약(MOU)을 맺은 지 약 7개월 만에 거둔 결실이다. 그동안 카카오모빌리티는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직속 기구이자 '사우디 비전 2030'을 주도하는 데이터인공지능청과의 기술 협력을 논의하고 아랍에미리트(UAE) 토후국 샤르자 디지털청 방문단을 접견하는 등 중동 네트워크를 꾸준히 확장하며 사업 기반을 닦아왔다.
계약 체결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중동 전역이 전쟁에 휘말리면서 후속 논의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리야드 내 주요 외교 시설이 폐쇄되고 아제르바이잔 등 인접 국가까지 피해가 확산하는 등 안보 위협이 현실화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지 정세 불안은 프로젝트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PoC는 본격적인 사업 전개에 앞서 기술력을 검증하는 단계인 만큼 실증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디리야 전역으로의 솔루션 확대 적용이 논의될 예정이었으나 인프라 구축을 위한 후속 논의 시기는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계약서에 명시된 스마트시티 관련 추가 협력 역시 정세 안정화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현지 인력 파견 단계까지 이른 것은 아니어서 사업 자체에 즉각적인 차질이 빚어진 상황은 아니다"라며 "중동 정세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현시점에서 향후 전개 상황이나 변동 가능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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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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