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추진 주체의 금융 부담을 덜기 위해 저리 융자를 확대하며 정비사업 전반에 유동성을 공급한다. 사진은 공공재개발 추진 중인 서울 마포구 아현1구역. /사진=뉴스1


서울시가 도시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지연의 주요 원인으로 꼽혀온 초기 자금난 해소를 위해 180억원 규모의 저리 융자 지원에 나선다. 이주비와 공사비 대출에 이어 초기 사업비 융자까지 확대하며 정비사업 전 단계에 걸친 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재개발·재건축 추진위원회와 조합의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해 정비사업 융자금을 지원한다. 지원 규모는 총 180억원이다. 지난해 말 서울시의회에서 올해 관련 사업 예산이 확정됨에 따라 즉시 집행 가능하다.

시는 정비구역 지정 후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설계·운영비 등 필수비용 조달에 대한 어려움을 해소해 사업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지원 대상은 이번 공고 이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16조에 따라 정비구역으로 지정·고시된 구역의 추진위원회와 조합이다.


다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과 공동으로 사업을 시행하거나 신탁사가 공동시행·지정개발자·사업대행자로 참여한 구역, 추진위원회·조합의 존립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인 구역은 신청할 수 없다.

서울시 주거정비과 관계자는 "십여년 전부터 매년 예산을 편성해 진행 중인 사업으로 신규 사업은 아니다"며 "공공·민간 구분 없이 모든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초기 자금을 필요로 하는 구역에 대해 융자금을 지원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올해 신규 융자 건은 담보대출 연 2.5%, 신용대출 연 4.0%가 각각 적용된다. 담보대출은 담보 범위 내에서 지원되며 신용대출은 추진위원장 또는 조합장 1인 보증이 필요하다. 융자금은 설계비와 각종 용역비, 운영자금 등 정비사업 추진에 직접 필요한 용도로만 쓸 수 있다.

융자 한도는 정비계획 고시상 지상 건축 연면적을 기준으로 차등 산정된다. 추진위원회의 융자 한도는 20만㎡ 미만이면 최대 10억원, 50만㎡ 이상이면 최대 15억원이다. 같은 기준으로 조합의 융자 한도는 각각 최대 20억원, 최대 60억원이다. 국토교통부 융자금과 중복 수령 시에는 합산 한도 일부만 적용될 수 있다.

정비사업 '금융 패키지' 가동

서울시가 180억원 규모 융자 지원을 통해 초기 비용 부담을 낮춘다. 사진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서울 영등포구 신길역세권 장기전세주택 건립 현장을 방문한 모습. /사진=뉴스1


융자 기간은 최초 대출일부터 5년이다. 서울시 승인 아래 1년 단위로 연장할 수 있다. 추진위원회는 시공자를 선정하지 못했을 경우, 조합은 준공인가 신청 전인 경우에만 연장할 수 있다. 상환은 원리금 일시상환 방식이다.


신청 요건은 ▲정비구역 지정 완료 ▲운영규정(추진위)·정관(조합)에 '추진 시 상환' 및 '대표자 변경 시 채무승계' 조항 명시 ▲표준 예산·회계·선거관리·행정업무 규정 적용 ▲서울시 정보몽땅(조합업무지원) 시스템 사용 ▲2024년 1월 1일 이후 총회에서 서울시 융자금 차입 의결 완료 등 5가지를 갖춰야 한다.

지원 접수는 다음 달 1일부터 11일까지 해당 정비사업 구역 관할 자치구청 사업 담당 부서로 하면 된다. 이후 자치구 심사, 서울시 지원 결정, 수탁기관 대출 심사를 거쳐 융자가 지원된다. 서울시 결정 이후 90일 이내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신청하지 않으면 포기로 처리된다.

시는 최근 공공재개발 현장에 대해 이주비 최대 3억원(LTV 40%) 지원과 공사비 최대 70% 대출 등 금융 인센티브를 통해 지연 사업의 정상화를 유도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3일 마포구 아현1구역 현장을 찾아 "민간이 해결하기 어려운 정비사업은 공공이 책임 있게 개입해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시가 지난 2월 주택진흥기금 500억원을 편성해 정비사업장 이주비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이주비 융자 지원 공고가 추가로 예상된다. 시에 따르면 올해 이주를 앞둔 정비구역 43곳 중 91%인 39곳(약 3만1000가구)이 이주비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