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노원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매 매물 광고가 게시됐다. 지난 19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5427건으로 2년 전인 2024년 4월 18일(3만750건) 대비 49.9%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를 예고하며 여권에서 부동산 세제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의 잇따른 세금 압박에 매물 잠김을 우려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엑스(X)에서 장특공제를 겨냥해 "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장기 보유했다는 이유로 양도소득세를 대폭 깎아주는 제도"라며 "거주할 것도 아니면서 돈 벌기 위해 사둔 주택값이 올라 번 돈에 당연히 낼 세금인데, 오래 소유했다는 이유로 왜 깎아줘야 하느냐"고 말했다.


소득세법상 장특공제는 1세대 1주택자가 10년 이상 보유·거주한 12억원 초과 주택을 팔 경우 양도차익의 최대 80%를 공제해 과세 대상 금액을 줄여주는 제도다. 1세대 1주택자가 12억원 초과 주택을 3년 이상 보유하고 2년 이상 거주 시 보유 기간(연 4%)과 거주 기간(연 4%)을 합산해 최대 80%(10년 보유·거주 시)까지 장특공제를 적용한다.

국회에선 장특공제를 전면 손질하는 법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이광희·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종오 진보당 의원 등 범여권 의원 10명은 장특공제를 폐지하고 3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양도할 경우 1인당 평생 한도 2억원의 세액공제를 부여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지난 8일 공동 발의했다.


현행처럼 양도차익의 일정 비율을 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산출 세액에서 일정 금액을 직접 차감하는 정액형 구조로 개편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1세대 1주택자의 세금 부담은 고가 주택일수록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15억원 이하 중저가 주택은 오히려 세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령 취득가액 15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10년간 보유·거주한 뒤 30억원에 매도할 경우 현행 제도(장특공제 80%)에서 양도세로 5226만원가량을 납부해야 한다. 그러나 보유기간에 따른 공제 혜택(40%)을 제외하고 거주 기간에 공제율(40%)을 적용하면 양도세가 2억879만원으로 약 4배 늘어난다.


윤종오 진보당 의원실 관계자는 "장특공제는 주택을 사고팔 때마다 양도차익의 일정 비율에 세금 감면 혜택을 주기 때문에 고가주택으로 바꿔가며 큰 차익을 낼수록 더 많은 혜택을 보는 역진적 조세 문제가 있다"면서 "세액공제 방식으로 전환해 고가주택 혜택을 줄이고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비거주 1주택자 실거주 전환 시 임대차 물량 급감 우려

민주당은 당 차원의 부동사 세금 개편 추진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 대통령이 SNS에 여러차례 메시지를 던지면서 장특공제 폐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대통령의 생각은 투기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것을 신중하게 보겠다는 맥락"이라며 "세제 개편은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여당 내부 움직임은 다르다.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 작업이 임대차 공급을 위축시켜 세입자들의 불안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5427건으로 2024년 4월(3만 750건) 대비 49.9% 급감했다.


서울 25개구의 전세 매물이 전부 줄어든 가운데 노원(-88.5%) 중랑(-88.0%) 강북(-83.5%) 성북(-83.4%) 금천(-77.1%) 등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금천(54건) 중랑(51건) 강북(50건) 등에서는 전세 매물이 50여건에 불과했다.

장소희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부동산전문위원은 "고가주택 소유자가 장특공제 폐지 전 양도세 혜택을 받더라도 취득세나 대출 규제를 고려하면 비슷한 가격대의 주택으로 이동이 불가능해 매물 잠김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비거주 1주택자가 실거주를 목적으로 임대차 재계약을 거절하면 전·월세 물건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장특공제 폐지에 따른 취득세 인하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