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7번째 매각 도전…'2조원 이상 공적자금' 회수할 수 있을까
건전성 지표 개선에도 수익성 물음표…가격 괴리·원매자 부족 '삼중 난관'
김병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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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이 KDB생명 매각에 또다시 나섰다. 10여년 만에 '아픈 손가락'을 떼어낼 수 있을지 금융권의 시선이 쏠린다. 건전성 지표는 자본 수혈 덕에 수치상 개선됐지만 본원적 수익창출력은 여전히 물음표이고, 산은 희망가와 시장 평가 사이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24일 KDB생명 지분 99.75% 전량에 대한 매각 공고를 냈다. 금융위원회 매각심의위원회와 국무총리실 승인을 거친 이번 매각은 올해 3분기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연내 거래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매각 주관사는 삼일PwC, 법률 자문은 김앤장이 맡는다.
15년·6번 실패의 역사…매번 다른 이유로 무산
이번이 7번째 도전이다. 산은은 2010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금호생명(현 KDB생명)을 인수한 뒤 2014년 첫 매각에 나섰으나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이후 2016년, 2017년에도 거듭 시도했지만 재무 건전성 악화가 발목을 잡았다.2020년에는 JC파트너스와 주식매매계약(SPA)까지 체결하며 기대를 모았으나 거래종결 기한 내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지 못해 계약이 해제됐다. 2023년엔 하나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실사 후 인수를 철회했고 2024년엔 MBK파트너스가 단독 참여해 실사까지 진행했으나 결국 같은 결말을 맞았다. 매각이 장기화되는 동안 KDB생명은 서서히 망가졌고 산은은 자금을 쏟아부으며 연명을 이어갔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공적자금 2조원 넘게 쏟았는데…회수율은 '안갯속'
산은이 KDB생명에 투입한 공적자금은 인수 이후 수차례 유상증자를 거쳐 지난해 12월 5150억원 증자까지 합산하면 총 2조원을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산은의 희망 매각가를 1조원 안팎으로 보는 반면 업계의 적정 가격 평가는 5000억~6000억원 수준에 그친다. 투입 금액 대비 회수율이 절반에도 못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헐값 매각 비판을 피하면서도 시장과의 가격 차이를 좁혀야 하는 이중 딜레마에 산은이 놓인 셈이다.건전성은 수혈 효과…수익성은 여전히 물음표
지난해 12월 5150억원 유상증자 덕에 K-ICS 비율은 2025년 3분기 165.2%에서 연말 205.7%로 올라섰다. 금융당국 권고치(130%)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매각 여건이 이전보다 나아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그러나 건전성 지표 개선이 본질적인 체력 회복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KDB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1119억원을 기록해 전년 204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보험손익 127억원 적자, 투자손익 824억원 적자가 겹쳤고 보험금융손익에서만 6671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미래 이익 창출력을 보여주는 보험계약마진(CSM)도 7213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05억원 줄었고 신계약률도 전년 대비 1.56%포인트 하락한 5.81%에 그쳤다. 금융권에서는 자본 확충 효과를 걷어내면 본원적 수익창출력에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투지주·태광그룹 거론되지만 '확실한 원매자' 없어
유력 인수 후보로는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태광그룹이 거론된다. 한투지주는 총자산 120조원, 현금 및 현금성자산 13조원으로 인수 여력은 충분하다. 증권 중심 포트폴리오의 수익 변동성을 보험사 인수로 보완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주주총회에서 연내 보험사 인수를 공식화하며 KDB생명을 포함한 여러 매물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태광그룹은 흥국생명을 이미 보유하고 있어 보험사 추가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다만 한투지주의 1순위 후보가 KDB생명이 아닐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에서는 한투지주가 카디프생명을 더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KDB생명이 연내 마무리라는 한투지주의 일정과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보험사 M&A 시장에는 KDB생명 외에 롯데손보·예별손보 등 매물이 동시에 나와 원매자의 관심이 분산된 상태다.
산은 관계자는 KDB생명이 역량 있는 보험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민간 주인 찾기를 통한 근본적인 정상화가 필요하다며 정책금융 특성상 과감한 자본 투입이나 구조조정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산은은 지분 전량 매각을 원칙으로 하되 인수자가 원할 경우 사전 자본 확충도 검토 중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매각의 핵심 변수로 가격 눈높이 조율을 꼽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이 자본을 넣어 매각 여건을 개선한 건 맞지만 인수자 입장에서는 KDB생명의 미래 가치를 두고 최종 인수의사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로선 인구감소 구간에 접어든 국내 생보사의 가치는 예전보다 못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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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탁 기자
안녕하세요 시대 김병탁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