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석유화학 기업들의 노력으로 나프타 수급 안정화와 NCC 공장 가동률이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전방 산업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사진은 여수산단 내 NCC 2공장 모습. /사진=뉴스1


중동전쟁 여파로 나프타 수급난을 겪던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나프타분해설비(NCC) 가동률을 일제히 높이고 있다. 정부의 지원책과 기업들의 대체 공급선 확보 노력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원료 도입에 차질을 빚던 전방 산업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중동전쟁 이후 73% 수준으로 유지하던 대산공장 NCC 가동률을 83%로 높였다. 중동 사태 초반 55% 수준까지 떨어졌던 여천NCC의 가동률도 최근 65%까지 상승했다. 대한유화 역시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일부 기초유분을 직접 매입하는 방식으로 원료 부족에 대응하면서 가동률을 기존 62%에서 72%로 끌어올렸다.

원료 수급난도 점차 해소되는 모습이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서 열린 '중동전쟁 대응본부' 브리핑에서 5월 나프타 물량이 전쟁 발생 이전 대비 85~90% 수준으로 확보될 거라 전망했다. 양 실장은 "3월 한 달간 체결된 나프타 계약 물량이 4월엔 보름 만에 계약이 이뤄지는 등 수급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 안정엔 정부와 금융권의 정책적 지원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 11일 확정된 추가경정예산에서 '나프타 수급 안정화 지원사업'을 위한 재원으로 6744억원을 편성했다. 산업통상부는 이달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체결된 나프타·대체원료·기초유분 수입 계약분에 대해 기준단가 대비 상승분의 50%를 보조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은행권과 함께 석유화학기업의 나프타 수입신용장(L/C) 한도 확대를 지원하는 공동체계를 마련했다. 수입신용장은 은행이 수입업체를 대신해 판매자에게 대금 지급을 보증하는 결제 수단이다. 기업이 주채권은행에 지원을 신청하면 타당성을 검토한 뒤 채권단 협의를 거쳐 한도 확대를 지원한다. 금융당국은 간이 실사와 사전 모니터링을 통해 6주 이상 걸리던 절차도 3주 이내로 줄였다.


지원으로 원가 부담이 완화된 석유화학 기업들은 공급망 다변화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기업들은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미국과 인도, 알제리, 그리스 등 대체 수급처 발굴에 집중했다. 그 결과 전쟁 전 나프타 수입 비중 7위였던 미국은 최근 전체 도입 물량의 24.7%를 차지하며 최대 수입국이 됐다. 인도와 알제리도 각각 23.2%, 14.5%로 중동산 물량 공백을 메우고 있다.

전방 산업도 나프타 도입 안정화와 NCC 가동률 회복으로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석유화학 기업들이 생산하는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은 포장재·의료 용품·건설 소재 등 다양한 제품의 원료로 사용된다. 석유화학 기업들이 잇따라 NCC 가동을 중단하거나 가동률을 낮추면서 각 업계에선 주요 자재 수급 차질 우려가 제기돼 왔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과 기업들의 대체 물량 확보가 맞물리면서 나프타 수급 불안은 점차 완화되는 분위기"며 "전방 산업도 점차 공급 안정 효과를 체감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