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3년치 일감 쌓았는데…'파업' 리스크에 날개 꺾이나
파업 현실화 시 납기 지연 및 지체보상금 등 재무 부담 가중 우려
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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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이 '3년치 일감' 호황 속에서 2026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 돌입한다. 성과 배분을 둘러싼 노조 요구에 더해 사내하청과 이주노동자까지 교섭 전선에 가세하면서 생산 차질 리스크와 비용 부담이 동시에 커지는 복합 국면에 진입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에 따르면 오는 6일 현대일렉트릭지회를 시작으로 분과 순회 집회에 나선다. 현대중공업 6개 분과를 비롯해 현대건설기계지회, 미포위원회 등이 단체행동에 참여키로 했다. 집회는 오는 19일까지 진행된다.
노조는 회사가 역대급 실적을 경신 중인 만큼 직원들에게 합당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매출 17조5800억원, 영업이익 3조486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3배 증가했다. 올해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24조2095억원, 3조4858억원에 이를 것으로 에프앤가이드는 내다봤다.
노조는 "불황기에 고통 분담을 요구하던 사측이 호황기에 미래 불확실성을 방패 삼아 현장의 성과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최대 영업이익은 경영진의 성적표가 아니라 생산을 책임져 온 현장 노동자의 땀과 숙련이 만든 결과"라고 밝혔다.
수주 곳간도 가득 찼다. HD현대중공업은 상선과 해양, 엔진 부문을 포함해 이미 3년 이상의 일감을 확보했다. 고부가가치 선박 비중이 확대되면서 수익성 개선세도 뚜렷하다. LNG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군함 등 고수익 선종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문제는 교섭이 장기화되거나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다. 조선업은 공정 특성상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하루 이틀의 작업 중단도 선박 인도 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도크 운영이 중단되면 손실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HD현대중공업은 과거 임단협 과정에서 파업과 부분파업을 반복해 왔다. 그때마다 생산 차질과 매출 손실이 뒤따랐다. 현재와 같이 수주 잔고가 넘쳐나는 시기에는 파업의 비용이 과거보다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
회사 입장에서도 고민이 깊다. 호황기인 만큼 일정 수준의 보상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경쟁사와의 형평성, 향후 업황 변동 가능성, 고정비 부담 등을 감안하면 무리한 양보는 어렵다. 조선업이 사이클 산업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호황기 과실 배분을 둘러싼 요구가 정규직을 넘어 협력사로 확산되면서 HD현대중공업의 올해 노사 리스크는 예년보다 훨씬 복합적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금속노조와 HD현대중공업 원·하청 노조는 이달 중 하청·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노조 가입에 나설 예정이다. 노조 추산 기준 올해 2월 말 현재 HD현대중공업 내 하청·이주노동자는 약 2만5000명에 달한다.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는 이미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명절·휴가비 각 70만원 지급, 노동안전보건위원회 참여 보장 등을 요구하며 교섭을 요구한 상태다. 하청 근로자 처우 개선 요구가 본격화될 경우 원청은 인건비 상승 압력과 협력사 관리 부담을 동시에 떠안게 된다. 특히 원청 노조와 사내하청 노조가 보조를 맞출 경우 협상 난도는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원만한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교섭에 충실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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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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