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감소는 증시쏠림 탓?"…저축은행, 돈 굴릴 곳 없어 '울상'
수신 100조 밑돌고 금리 일부 올랐지만…업권 "증시보다 대출 규제·운용처 축소 영향"
홍지인 기자
공유하기
코스피 랠리와 맞물려 저축은행 수신 잔액이 100조원을 밑돌자 예금 자금이 증시로 빠져나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업권에서는 수신 감소의 원인을 증시보다 대출 규제 이후 자금 운용처가 줄어든 데서 찾아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5월 들어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49조3377억원으로 50조원에 육박했다. 증시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예금보다 투자 수익을 좇은 자금 이동이 거래대금 증가에 한몫했다는 평가도 있다. 여기에 저축은행 수신 잔액이 수개월째 100조원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저축은행 예금도 증시발 머니무브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실제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상호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2025년 12월 98조9787억원으로 100조원 아래로 내려간 뒤 2026년 1월 98조1749억원, 2월 97조9365억원, 3월 99조5740억원에 머물렀다.
정기예금 금리도 일부 오름세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최근 1년 만기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3.29% 수준으로, 2026년 1월 1일 연 2.92%와 비교해 0.37%포인트 상승했다. 파킹통장과 적금 상품 중에는 최고 연 5~8%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도 있다. 겉으로 보면 저축은행들이 증시로 향하는 자금을 붙잡기 위해 다시 금리 경쟁에 나선 것처럼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업권 관계자들의 설명은 다르다. 저축은행 수신이 줄어든 것은 맞지만 그 돈이 곧바로 증시로 이동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업권에서는 지난해 6·27 가계대출 규제 이후 대출 취급이 위축되면서 수신을 적극적으로 늘릴 필요가 줄었다는 해석에 무게를 둔다. 증시 활황이 시중 자금 흐름에 영향을 주는 변수인 것은 맞지만 저축은행의 진짜 고민은 예금을 빼앗기는 데보다 받아온 자금을 굴릴 곳이 줄어든 데 있다는 평가다.
저축은행은 예금을 받아 대출로 운용하는 구조다. 예금을 많이 받아도 대출로 굴릴 수 없다면 높은 금리를 부담하며 수신을 확대할 유인이 크지 않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여파와 가계대출 규제, 건전성 관리 부담이 이어지면서 업권 전반이 자산 확대보다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만기가 돌아온 예금을 모두 다시 채우지 않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수신이 줄어든 것은 맞지만 증시로 자금이 빠져나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대출 규모가 줄어든 상황에서 만기가 돌아온 예금을 내주고 새로 채우지 않는 흐름에 가깝다"고 말했다.
일부 금리 인상도 업권 전체의 수신 방어전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회사별 수신 총량 계획이나 예대율, 유동성 관리 필요에 따라 금리를 조정하는 곳은 있지만 모든 저축은행이 같은 기조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증시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는 상황이라면 업권 전반이 동시에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현재는 일부 회사의 제한적 조정에 가깝다는 얘기다.
고금리 적금 상품을 근거로 저축은행의 수신 경쟁을 해석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저축은행 수신의 대부분은 정기예금이고 적금은 예치 규모가 크지 않아 전체 수신 흐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다. 최고 연 7~8%대 적금 상품 역시 최근 증시 활황에 맞춰 새로 출시된 상품이라기보다 기존 상품이 다시 주목받은 성격이 강하다.
실제 대규모 수신 불안이 발생했던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때와 비교하면 현재 흐름은 더 뚜렷하게 구분된다. 당시에는 금융사 건전성 우려가 확산되며 예금 이탈 불안이 커졌고, 저축은행들이 일제히 예금금리를 큰 폭으로 올렸다. 반면 지금은 일부 저축은행이 개별 사정에 따라 금리를 조정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정기예금 고객은 원금 보장과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선호하는 성향이 강하다"며 "주식시장으로 자금을 옮기는 투자자와 고객층이 다르기 때문에 저축은행 수신 감소를 단순히 증시 머니무브로만 해석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홍지인 기자
안녕하세요. '동행미디어 시대' 홍지인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