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은행 환전소 모니터에 달러 원화 구입가가 16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1550원대에서 거래를 시작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증시 조정과 미국 물가 지표 경계감, 중동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달러 강세 압력이 커진 영향이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6.1원 오른 1555.2원에 주간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상승폭을 일부 줄이며 1550원 안팎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시작가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 6일 1590원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환시장 불안이 커지자 정부도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전날인 7일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지나친 환율 변동성 확대는 우리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으며, 과도한 변동성과 일방향 쏠림 현상은 용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참석했다.


경제·금융당국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주말 사이 중동 긴장 고조와 미국 금리 인상 전망 등을 반영하며 빠르게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 호조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 조정과 차익실현 등 수급 요인이 작용한 가운데 일부 투기적 거래가 쏠림 현상을 가속화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주가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증시 조정, 즉 위험자산 선호 심리 약화 속에 미국 5월 소비자물가에 대한 경계감 등이 달러화 추가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있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간 종전 협상 불확실성 지속도 달러 강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진단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달러 추가 강세 우려 속에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에 따른 수급 부담이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정부의 시장 개입이 추가 상승 속도를 제어할 수는 있겠지만, 환율 하락 압력을 높일 만한 재료는 부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번주 원/달러 환율 예상 범위는 1530~1590원"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