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최고의 파트너"…반도체칩 넘어 AI 인프라 동반자로
[젠슨 황이 던진 기회와 과제, 한국형 AI의 길①]
국내 기업 총수들과 연쇄 회동…AI 관련 협력 논의
제조·AI 기술력 갖춘 한국, 엔비디아 'AI 생태계' 파트너로
김이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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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방한 이후 보여준 반도체, AI 팩토리, 로보틱스, 게임에 이르는 전방위적인 행보는 한국을 AI 전후방 생태계의 핵심 거점으로 선택했다는 방증이다. 치맥과 삼소, 야구 시구로 이어진 대중 친화적인 행보에는 엔비디아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도 깔려 있다. 엔비디아가 우리나라 기업들과 구축하려는 AI 제국의 이면과 AI 주권 수호라는 과제를 짚어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방한 기간 국내 기업 총수들과 잇달아 만나며 광폭 행보를 보여 주목받았다.
반도체 공급망 점검에 무게가 실렸던 이전 방문과 달리 이번에는 'AI 생태계 구축'을 전면에 내세웠다. 제조 경쟁력과 IT 인프라를 동시에 갖춘 한국을 엔비디아의 AI 핵심 파트너로 삼은 것이다.
황 CEO가 지난 5일 입국 당시 "한국을 위한 4가지 선물을 가져왔다"고 예고했던 것처럼, 삼성전자와 SK, 현대자동차, LG, 두산, 네이버 등 주요 기업 경영진과 연쇄 회동하며 AI 협력을 구체화했다.
반도체 분야에선 지난 8일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과 비공개 만남을 갖고 HBM4 공급과 파운드리 협력 방안, 차세대 메모리 공동 개발 등을 논의했다. HBM4E와 HBM5, 파운드리 사업 등 중장기 협력 방안도 의제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는 방한 기간 세 차례나 만나며 굳건한 파트너십을 재확인했다.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차세대 AI 메모리 공동 개발 등 장기 협력 방안을 발표했고, SK텔레콤과는 AI 팩토리를 기가와트(GW)급 규모로 확장하는 구상을 공유했다.
로보틱스 사업에서도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엔비디아와 LG그룹은 피지컬 AI, AI 인프라(AIDC), 모빌리티 등에서 전략적 협력을 확대한다. AI 모델 개발부터 로봇 학습·운영, 디지털 트윈 구축 등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차세대 피지컬 AI 생태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그룹과는 자율주행, 로보틱스에 더해 새만금 AI 인프라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황 CEO는 8일 정의선 회장에게 새만금 프로젝트를 소개받고 "멋진 AI 밸리가 될 것"이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새만금 데이터센터 및 AI 인프라 프로젝트에 엔비디아가 기술 파트너 또는 투자 협력 형태로 참여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관측된다.
두산그룹도 협력 범위를 기존 로보틱스에서 전자소재와 전력 인프라로 확장한다. 두산의 제조·기술 역량을 엔비디아의 가속 컴퓨팅 및 피지컬 AI 플랫폼과 연계해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내 대표 빅테크 기업인 네이버와는 초대형 AI 팩토리 구축에 나선다. 기가와트(GW)급 글로벌 AI 팩토리를 공동 구축해 급증하는 AI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AI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과 개방형 프런티어 AI 모델 개발 협력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황 CEO는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PC방 회동'도 가졌다. 게임사는 AI NPC와 AI 캐릭터, AI PC 등 엔비디아 AI 기술의 주요 수요처이며 엔비디아 차세대 AI PC 칩셋인 'RTX 스파크' 및 'RTX 5090'의 시장 확산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파트너다.
이번 황 CEO의 방한 목적은 'AI 전후방 생태계 구축'에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한국은 AI 기술력과 세계적 수준의 제조업 기반을 동시에 갖춘 몇 안 되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제조·로보틱스·AI 서비스 역량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AI 산업 전반의 밸류체인을 완성할 수 있다.
한국에 AI 기술센터 설립을 추진하는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는 최근 자사 채용 홈페이지에 서울 근무 조건의 AI 기술센터 소속 '피지컬 AI 담당 솔루션 아키텍트' 채용 공고를 게시했다. 채용 분야는 디지털 트윈과 로보틱스다. 제조업과 피지컬 AI를 결합한 생태계 마련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황 CEO는 방한 기간 "한국은 소프트웨어와 중공업 분야 전반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차세대 AI와 이를 통합시킨 피지컬 AI 영역에서 매우 특별하고 독보적인 국가"라고 치켜세웠다. 아울러 "한국에 엄청난 규모의 사업과 투자를 유치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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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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