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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때 '적자 플랫폼'의 상징으로 불렸던 컬리가 창사 10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충성 고객 기반의 거래액 확대가 수익 구조를 바꿨고, 네이버와의 전략적 협력으로 외연을 넓혔다. AI 기업 인수와 IPO 재도전 준비를 통해 미래 성장 기반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가 변화를 맞이하는 가운데 컬리가 만들어가는 새로운 생존 공식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컬리가 네이버와의 협업을 계기로 사업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프리미엄 식품과 새벽배송을 앞세운 직매입 중심 모델에서 외부 플랫폼 트래픽, 판매자, 물류를 결합하는 방향으로 외연을 넓히는 모습이다. 창립 후 첫 연간 흑자와 올해 1분기 최대 실적까지 맞물리면서 업계에서는 컬리가 기존 버티컬 커머스(전문몰)를 넘어 플랫폼형 장보기 사업자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컬리는 2025년 매출 2조3671억원, 영업이익 131억원을 기록하며 창립 후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7.8% 늘었고 직접배송과 판매자배송을 합친 전체 거래액은 54.9%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7457억원, 영업이익 242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단순 비용 절감을 통한 흑자전환이 아니라 거래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함께 나타났다는 점이 시장의 이목을 끈다.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네이버와의 협업 구조다. 네이버는 컬리의 전략적 투자자로 지분 6.2%를 보유하고 있다. 창업자 김슬아 대표의 지분 5.7%를 웃도는 규모다. 단순 재무적 투자를 넘어 양사 관계가 컬리의 사업 구조를 바꾸는 축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 더 주목할 대목이다. 네이버는 컬리와의 협력 범위를 판매 채널을 넘어 물류·사업·마케팅 전반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컬리는 자체 앱 기반의 프리미엄 장보기 수요와 직매입·샛별배송 중심 구조를 유지해왔다. 상품 큐레이션은 강점이었지만 고객 저변 확대와 물류 고정비 부담이라는 한계도 분명했다. 네이버와의 협업은 이 구조를 타파하는 계기로 작동했다. 네이버는 검색·추천·멤버십·결제 인프라와 대규모 사용자 기반을 제공하고 컬리는 신선식품 소싱·새벽배송·콜드체인 역량을 전담한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내 '컬리N마트'가 대표적이다. 자체 앱 안에서만 고객을 모으던 폐쇄형 구조에서 외부 플랫폼 유입을 흡수하는 개방형 구조로의 이동이다.
가장 먼저 달라진 점은 거래 구조다. 직매입 중심에서 판매자배송과 3P(3자 물류) 확장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다변화하며 외부 판매자와 함께 거래 규모를 키우는 플랫폼형 전략으로 옮겨갔다. 지난해 9월 컬리N마트 출시 후 월평균 거래액은 매달 50% 이상 성장했다. 네이버 유입이 일시적 트래픽이 아니라 신규 수요 창출 통로로 작동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기존 직매입 상품 외에 판매자배송 상품까지 함께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거래 구조 자체가 넓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물류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컬리는 자정 샛별배송 도입과 김포·평택·창원 물류센터 운영 고도화를 통해 수익성 기반을 다져왔다. 여기에 네이버를 통한 외부 수요가 더해지며 기존 물류 인프라의 활용도가 높아졌다. 같은 창고와 배송망으로 더 많은 주문을 소화할수록 고정비 부담이 낮아지는 규모의 경제 효과가 본격화될 수 있다. 컬리 입장에서 물류 인프라가 과거의 비용 부담 요인에서 확장성의 기반으로 전환되는 국면이다.
고객 구조 변화도 주목할 대목이다. 컬리는 그동안 자체 앱 중심의 충성 고객 비중이 높았지만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연계한 무료배송, 네이버 내 검색·추천 노출은 신규 고객 유입 비용을 낮추면서도 반복 구매 가능성을 시험할 수 있는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 새벽배송 충성 고객 회사에서 대중형 장보기 고객까지 포섭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험대가 된 셈이다.
다만 검증 과제는 남아 있다. 네이버 유입 고객이 장기 충성 고객으로 전환되는지, 판매자배송 확대가 실질 마진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는 지속해서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외부 플랫폼 의존도가 커질수록 자체 앱 경쟁력이 약해지지 않는지도 확인이 필요한 지점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대중 플랫폼 확장에 동시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변수로 꼽힌다.
그럼에도 변화의 방향은 명확하다. 2025년 첫 흑자와 2026년 1분기 최대 실적은 네이버와의 협업이 단순 외형 성장에 그치지 않고 사업 구조 재편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김종훈 컬리 경영관리총괄(CFO)은 "상품, 물류, 기술 관점에서의 꾸준한 노력으로 고객 경험을 차별화했고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사업 다각화 시도가 올 1분기부터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차별화된 기술 플랫폼 기업이 갖춰야 할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 확립을 통해 성장성과 수익성을 모두 시현한 만큼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속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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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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