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 흑자 전환에 이은 성과다. /그래픽=컬리


컬리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기존 고객의 높은 충성도와 신규 고객 유입에 힘입어 거래 규모가 커졌고 이는 다시 마진 개선과 물류 효율화로 이어졌다. 단순한 흑자 전환을 넘어 성장과 수익성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구축하면서 성장에 대한 지속 가능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컬리의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배 이상 늘어났다. 같은 기간 매출은 28.4% 증가한 745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컬리의 흑자 기조는 2023년 12월 월간 조정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흑자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창사 이후 첫 연간 영업이익 흑자(131억원) 달성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 수익성 개선 흐름이 구조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실적 개선의 배경에는 견고한 충성 고객층이 자리한다. 컬리는 상품력과 큐레이션, 신선식품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충성 고객층을 구축해왔다. 올 1분기 기준 유료 멤버십인 컬리멤버스 가입자는 140만명을 돌파했고 월간활성사용자(MAU)도 전년 대비 30% 이상 늘었다.

여기에 컬리N마트를 통해 유입된 신규 고객이 가세하며 거래 규모가 확대됐다. 지난 3월 기준 컬리N마트 거래액은 론칭 시점(지난해 9월) 대비 약 9배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 1분기 거래액은 전년 대비 29% 늘어난 1조891억원으로 확대됐다. 창사 이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같은 기간 국내 이커머스 판매액 성장률(9.7%)을 웃도는 수준이다.


늘어난 거래액은 외형 확대를 넘어 수익 구조를 바꿨다. 거래 규모가 커지면서 공급사와의 매입가 협상력이 강화됐고 이는 상품 마진 개선으로 이어졌다. 매출총이익률(GP마진)은 2022년 27.6%에서 올해 1분기 33.1%로 4년 연속 상승했다. 거래액이 늘수록 마진이 개선되는 구조가 자리 잡은 셈이다.

물류 측면에서도 효율화가 본격화됐다. 물량 증가에 따라 물류센터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고정비 레버리지 효과가 나타났고, 매출액 대비 판관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2.2%포인트 개선됐다.


뷰티 등 신선식품 중심에서 벗어나 카테고리를 다각화한 점도 수익성을 뒷받침했다. 식품 카테고리와 뷰티컬리의 1분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8%, 20.2% 증가했다. 풀필먼트 서비스 등을 포함한 판매자 배송(3P)은 52.6% 늘며 성장을 이끌었다.

업계에서는 컬리가 오랜 숙제였던 수익성 확보를 넘어 성장형 흑자 구조를 구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객이 거래액을 키우고, 거래액이 다시 마진을 개선하는 선순환이 자리 잡으면서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증권가의 시선도 같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이번 실적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성장형 흑자 구조가 확인됐다는 점이 핵심"이라며 "거래액 증가가 원가율 개선과 고정비 레버리지로 이어지는 흐름이 본격화됐다"고 전했다.

다만 1분기 실적만으로 구조적 흑자를 단정하기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통상 이커머스 업계는 계절적 요인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큰 만큼 2~3분기에도 흑자 기조가 이어지는지가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컬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추가 성장 기반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2월 자정 샛별배송을 도입하며 기존 새벽배송에 더해 일 2회 배송 체계를 구축했고, 지난해 8월에는 안산 3PL 전용 물류센터를 가동하며 물류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IMARC 그룹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식료품 시장 규모는 2033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25.5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컬리가 수익과 성장세를 동시에 확보한 만큼 시장 확장세와 맞물려 흑자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이커머스 업체들은 적자를 감수하면서 거래액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컬리는 충성 고객을 기반으로 거래액을 확대하고 이를 다시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