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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때 '적자 플랫폼'의 상징으로 불렸던 컬리가 창사 10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충성 고객 기반의 거래액 확대가 수익 구조를 바꿨고, 네이버와의 전략적 협력으로 외연을 넓혔다. AI 기업 인수와 IPO 재도전 준비를 통해 미래 성장 기반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가 변화를 맞이하는 가운데 컬리가 만들어가는 새로운 생존 공식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컬리가 인공지능(AI)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 기업가치 높이기에 나섰다. 네이버 투자 유치를 통해 2조8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데 이어 AI 솔루션 기업 '원지랩스'(1Z LABS)를 인수하며 전사적 AI 전환(AX)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컬리가 흑자 구조를 구축한 이후 AI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기업공개(IPO) 재도전을 위한 기업가치 제고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컬리는 원지랩스와 소규모 주식교환을 결정했다. 주식교환 비율은 보통주 기준 1대 1.8437990이다. 오는 8월4일 주식교환 완료 후 원지랩스는 컬리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다.
원지랩스 인수는 단순한 기술 확보를 넘어 운영 효율을 높이고 비용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로 해석된다. 플랫폼 중개 수수료와 상품 판매 마진에 의존하는 유통 모델은 거래액이 늘어날수록 마케팅비와 물류비 등 변동비 부담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컬리가 기술 내재화에 힘을 싣는 배경 역시 AI를 활용해 비용 효율을 높이고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현재 컬리는 원지랩스와 함께 AI 고객응대(AI CS), 광고 제작 자동화(크리에이티브 AI), 광고 시스템(DSP) 내재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AI CS는 이미 컬리 1대1 문의 접수 물량의 약 40%를 처리하고 있다. 크리에이티브 AI는 광고 배너와 상품 소개 이미지 제작 과정에 활용되고 있다. 반복 업무를 자동화해 운영 효율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컬리가 주목하는 영역은 물류와 풀필먼트(물류일괄대행)다. 컬리는 향후 수요 예측과 재고 관리, 배송 동선 최적화 등 운영 전반으로 AI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신선식품 중심 이커머스 사업 특성상 재고 관리와 물류 효율이 수익성과 직결되는 만큼 AI를 통해 비용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AI 투자는 최근 구축한 흑자 구조와도 맞물린다. 컬리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7457억원, 영업이익 24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거래액(GMV)도 1조891억원으로 창사 이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거래액 증가에 따른 매입가 협상력 강화와 배송 효율화가 동시에 이뤄지며 매출총이익률(GP마진)은 분기 기준 처음으로 34.3%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컬리가 수익성 확보 이후 다음 단계 성장 전략으로 AI 투자를 선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이커머스 기업들이 외형 성장과 고객 확보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운영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쟁 축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산업은 물류와 마케팅, 고객 서비스 비용 비중이 높은 구조"라며 "AI는 운영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수단인 만큼 향후 플랫폼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AI 내재화는 기업가치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컬리는 최근 네이버로부터 33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2조8000억원을 인정받았다. 상장 추진 철회 이후 한때 1조원 안팎까지 낮아졌던 기업가치가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AI 기업 인수는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투자 성격이 강하다"며 "상장 철회 이후 상대적으로 보수적 기조를 유지하던 컬리가 네이버 투자 유치를 계기로 다시 성장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모습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컬리는 아직 기업공개(IPO) 시점을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흑자 전환과 네이버 투자 유치 등을 바탕으로 상장 재추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다만 1분기 실적만으로 구조적 흑자를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통상 이커머스 업계는 계절적 요인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만큼 비수기인 2~3분기에도 수익성이 유지되는지가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상장 시점 역시 최소 2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검증한 이후인 2026년 하반기나 2027년 사이로 유동적일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컬리 관계자는 "투자사 조건이나 대규모 자금 조달 필요성, 재무적 투자자(FI)의 엑시트 수요가 크지 않아 상장이 급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시장 상황과 회사 성장 단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절한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컬리는 이미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네이버 투자 유치를 통해 기업가치도 일정 부분 회복했다"며 "향후 AI 기술이 물류와 운영 전반에서 성과를 입증할 경우 기업가치가 한 단계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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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솜 기자
산업2부 김다솜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