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코스피가 반도체 '피크 아웃(정점 후 하락)' 공포 심리에 직격탄을 맞고 8,000선이 무너졌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9.1%, SK하이닉스는 14.6% 급락했다. 저가 매수에 나선 개미들의 저항도 10거래일 이어진 외국인의 매도 공세를 멈추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제는 증시를 띄우기 위한 부양책이 아니라, 작은 변수에도 극단적 변동성을 보이는 증시를 안정화하기 위한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7.9% 하락한 7,648.09로 마감했고, 코스닥도 6.7% 내렸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론 테크놀러지 등 반도체 관련주가 폭락한 영향이 컸다. 초인공지능(ASI) 개발을 위해 막대한 인프라를 구축한 메타가 남는 컴퓨팅 자원을 외부에 판다는 소식이 반도체주를 끌어내렸다. 빅테크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미 넘쳐흘러 남에게 빌려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향후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 탓이다.
충격은 곧바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번졌고, 시가총액 절반이 넘는 두 종목이 하락하면서 코스피가 힘없이 무너졌다. 영화 '빅 쇼트'로 알려진 월가의 유명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한국의 '800조 반도체 투자계획'을 콕 집어 "내 눈에는 '끝의 시작'으로 보인다"고 발언한 것도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본인의 공매도 투자를 정당화하려는 말로 해석되지만, "이미 많이 오른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반도체주 버블 붕괴 가능성을 다시 한번 일깨웠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과 뉴욕 증시의 반도체 주가는 심하게 동조화해 작은 뉴스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변동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AI 전환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최소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유력한데도, 한쪽에서 작은 경고음만 나와도 다른 쪽 시장까지 크게 흔들린다. 하루 5%포인트 등락이 다반사인 증시에서 대출을 받아 투자한 빚투 개미, 2배 레버리지 상품을 산 투자자들의 원금손실 위험은 커지고 있다.
'주식투자가 아니라 홀짝 게임'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기복이 커진 한국 증시는 정상적인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 증시 등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초대형 투자계획 등 경제정책을 내놓을 때 정부가 더 신중해져야 하는 이유다. 금융당국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빚투' 규제 등을 통해 반도체 피크아웃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이 한국 증시에 끼치는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