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갤러리아가 압구정 명품관 재건축을 통해 명품 소비의 구심점 역할 회복을 추진한다. 갤러리아 명품관 재건축 조감도/사진=한화갤러리아


한화갤러리아가 압구정 명품관 재건축을 계기로 '명품 1번지' 위상 회복에 나선다. 낡은 백화점을 새로 짓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간과 미식, 문화를 결합한 복합 경험을 앞세운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전략이 '럭셔리 쇼핑의 목적지'라는 압구정의 상징성을 되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지난달 13일 압구정 갤러리아 명품관 재건축 사업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2027년부터 2033년까지 약 6년에 걸쳐 명품관을 순차적으로 재건축할 계획이다. 총투자 규모는 약 9000억원이다.

재건축은 1979년(서관), 1985년(동관) 준공된 노후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짓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영업 면적은 기존 2만7438㎡(약 8300평)에서 5만9504㎡(약 1만8000평)로 2배 이상 확대된다. 그동안 외관 리뉴얼과 내부 개보수를 통해 경쟁력을 보강해왔지만, 건물 구조와 공간 구성까지 전면 재편하는 것은 개관 이후 처음이다.


새 명품관 설계는 세계적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이 이끄는 헤더윅 스튜디오가 맡았다. 헤더윅은 뉴욕 허드슨야드 '베슬', 도쿄 '아자부다이힐스' 등을 설계한 글로벌 설계사무소다. 서울시 노들섬 디자인 공모에 선정되면서 국내에 이름을 알렸고 코엑스 외관 리뉴얼,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등을 잇달아 수주했다.

갤러리아 명품관은 모래시계 형태의 곡선형 파사드를 적용하고, 지하철역과 연결되는 지하광장과 옥상정원을 갖춘 개방형 공간으로 조성된다. 서울시 창의혁신디자인 공모사업에 선정된 '어 주얼 포 시티'(A Jewel for City) 설계를 바탕으로 상업시설을 넘어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를 구현하겠다는 목표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명품관이 재건축된다면 세계적인 럭셔리 쇼핑 공간이자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는 혁신적인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관계기관 및 인근 주민과 적극 소통해 사업이 잘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측면에서는 신설 지주 출범을 앞두고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아워홈 등 라이프솔루션 계열사와의 시너지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화는 올해 초 인적 분할 계획을 발표하며 갤러리아를 라이프솔루션 사업군의 한 축으로 제시하고, 호텔·아워홈과 함께 프리미엄 F&B 밸류체인을 활용한 시너지 창출 방안을 제시했다. 재건축으로 확보되는 공간을 기반으로 호텔·F&B와 연계한 콘텐츠를 통해 고객 체류시간을 늘리는 전략이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한화갤러리아의 이번 재건축을 공간 확장을 넘어 쇼핑과 미식, 문화를 결합해 럭셔리 경험의 밀도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명품 브랜드 중심의 쇼핑 공간을 넘어 차별화된 고객 경험으로 '명품 하면 갤러리아'라는 상징성을 회복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다. 갤러리아 명품관은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모두 유치한 국내 최초 백화점으로 한때 국내 명품 소비의 구심점으로 꼽혔다.

대형 타운형 백화점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한화갤러리아가 규모 경쟁보다 '압구정'이라는 목적지의 가치를 키우는 데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히 백화점을 확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압구정을 다시 럭셔리 쇼핑의 목적지로 만들기 위한 승부수라는 분석이다. 최근 강남과 잠실, 성수 등으로 럭셔리 소비의 중심축이 다변화한 상황에서 이번 재건축이 압구정의 위상을 되살릴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명품 브랜드 입점 여부가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공간과 콘텐츠, 경험이 더 중요해졌다"며 "갤러리아도 재건축을 통해 압구정만의 차별화된 럭셔리 경험을 구축하고, 명품관의 상징성을 다시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