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때 음료 피습 자작극 의혹이 제기된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지난 8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법원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의 음료 피습 자작극 의혹이 범보수 진영 내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부산 북구갑)이 자작극 의혹을 두고 경찰과 개혁신당을 겨냥하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국민의힘 개입설'을 제기하며 반격에 나섰다.


이준석 대표는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정이한은 국민의힘에서 보좌진으로 일했던 사람인데,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 누가 공작해 이 일이 생기게 했는지 알고 설치는지 모르겠다"며 "국민의힘에서 누가 접근해 그에게 이상한 마음을 품게 했는지 몰라서 말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모 후보 캠프에서 정이한에게 이상한 제안을 했다면 귀하들은 끝장"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27일 정 전 후보는 지방선거 유세 도중 승용차 운전자가 던진 음료를 맞고 응급실로 이송됐다. 당시 개혁신당은 "사실상 테러"라며 규탄 성명을 냈다. 그러나 음료를 던진 운전자가 정 전 후보와 10년 지기인 헬스트레이너였고, 사전에 자작극을 공모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정 전 후보는 지난 8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됐다.


국민의힘과 한동훈 의원은 경찰이 지난 5월 중순 정 전 후보를 불러 자백을 받은 사실을 두고 공세를 펴고 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부산 해운대구갑)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부산시장 선거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이며, 보수표 분열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당시 후보의 당선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전 후보가 선거를 완주하면서 보수표가 분산됐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SNS를 통해 "경찰과 개혁신당은 '자작극이라는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밝혀야 한다"며 "정 후보는 테러에 대한 동정심으로 자신이 받을 수 있었던 표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고, 부산 시민들은 속아서 투표해 투표권을 강탈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테러가 자작극이라는 사실을 선거 전에 알았다면 정 후보에게 투표할 부산 시민은 훨씬 적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혁신당은 정 전 후보의 자작극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희에게 얘기해줬을 리도 만무하고, 경찰도 공식적으로 우리에게 통보하지 않았다고 하지 않았느냐. 전혀 몰랐다"며 "정이한에게 속은 것은 맞지만, 한 의원이 이를 계속 언급하는 데에는 다른 정치적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음료를 던지는 장면을 촬영한 인물이 정 전 후보의 부친이 회장으로 있는 그룹 계열사 직원이라는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정 전 후보 가족 기업의 조직적 개입 여부까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