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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이 16일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4년제 국군사관학교를 설립하기로 했다. 대전 자운대에 국군사관학교를 신설해 생도를 통합 선발하고, 1·2학년은 공통교육, 3·4학년은 군을 선택해 군별 전공교육을 받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인공지능(AI) 기반 작전환경에 맞춘 교육과정을 도입하고 민간 교수 비율도 50% 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 당정은 국군사관학교 설치법의 신속한 처리와 법령·제도 정비, 2027년 예산 반영 등으로 설립을 지원하기로 했다. 2028년부터 입학생을 받는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당정은 선발 시기와 전형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래전에 대비한 장교 양성 체계를 혁신하겠다는 취지 자체는 공감할 만하다. 문제는 추진 과정과 내용이다. 국방부는 이달 초만 해도 1·2학년 통합교육, 3·4학년 기존 사관학교 교육, 육사의 전남 장성 이전 등을 담은 이른바 '2+2 방안'을 발표하려다 돌연 연기했다. '2+2 방안'을 놓고도 충분한 숙의 과정이 없었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불과 열흘 만에 기존 방안과는 다른 새로운 구상을 내놓았다. 국방교육 백년대계인 사관학교 혁신을 충분한 군사적·기술적·역사적 사전 연구와 검토, 국민적 공론화 과정도 없이 이처럼 급하게 추진하는 게 타당한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당정이 지적한대로 AI와 드론, 우주전 등 전쟁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합동성 강화가 절실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육·해·공군을 뛰어넘는 합동성은 미래전에서 첨단기술 숙지와 통찰력, 리더십과 함께 장교의 신속한 상황판단과 지휘 결심을 위한 필수 요소다. 당정이 통합형 지휘관과 '육각형 인재'를 강조한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합동성 강화가 사관학교 통합으로 해결될 문제인지는 별개로 따져볼 일이다. 과거 군별로 진행되던 영관급 지휘관·참모 교육을 합동 군사교육 체계로 혁신하기 위해 2011년 합동군사대학을 출범시켰다가 9년 만인 2020년 다시 육군대학·해군대학·공군대학으로 환원된 경험부터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진정한 합동성 강화는 우리 군의 국내외 합동훈련 확충, 특히 관련 경험이 축적된 동맹국과의 연합 합동훈련 확대 등을 통해 길러질 가능성이 더 크다는 의견도 많다.
현실적 여건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해사는 바다와 함정, 공사는 비행장과 항공시설을 교육 기반으로 삼는다. 자운대에서 교육을 받다가 특정 기간에 현장 교육을 실시하면 된다고 하지만 과연 그 정도로 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한 군 안팎의 우려도 적지 않다. 이런 의문에 충분히 답하지 못한다면 통합 논의는 불필요한 갈등만 키울 수 있다. 사관학교 통합이 대통령 공약이긴 하지만 좀 더 시간을 갖고 반대 논리까지 충분히 수렴해 미래 국방 교육 대계를 정교하게 만들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일체의 정치적 고려는 배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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