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8일 제주 서귀포시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9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폐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 회장)이 내년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올해보다 더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이어질 것인 만큼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도 생산시설 확대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회장은 지난 15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9회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어느 반도체 회사도 내년에 늘어나는 공급량이 거의 없을 정도"라며 "올해보다 내년은 훨씬 더 수요와 공급의 갭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각국 정부도 경제안보를 위해 메모리 반도체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금은 기업이 공급 요구를 받고 있지만 앞으로는 정부 간 압력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공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선을 다해 빠른 속도로 공급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그래서 반도체 공장을 지을 수 있는 모든 곳에는 지어보려고 하는 것이 지금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와 함께 발표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구상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반도체 공장에는 전기와 물, 인재, 부지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호남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고 제반 인프라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마련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없는 것을 만들어가는 단계인 만큼 예상하지 못한 걸림돌이 나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투자 가능성도 열어뒀다. 최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SK하이닉스의 미국 내 메모리 공장 건설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과 관련해 "트럼프 정부 출범 초기부터 계속 같은 이야기를 해왔다"며 "가능하다면 미국에도 반도체 공장을 지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전기 등 인프라가 갖춰져 있고 통상 압력도 고려해야 한다"며 "투자 대상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생명줄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최근 급등한 메모리 반도체 가격에 대해서는 낮아져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그는 "지금 가격은 비정상적으로 높다"며 "AI는 높은 가격을 감당할 수 있지만 PC와 모바일 시장은 그렇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공급을 늘려 가격을 낮춰야 한다"며 "마진을 일부 낮추더라도 시장을 키워야 우리 반도체 산업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