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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노인 소득보장 제도인 기초연금의 지원 금액과 지원 대상을 제도 시행 12년 만에 손질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16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현재 수급자 모두에게 월 34만9700원을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저소득층에 더 많이 주는 하후상박 방식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소득 하위 70%인 수급자 선정 기준도 '기준중위소득'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기준중위소득은 전 가구를 소득수준으로 나열했을 때 정중앙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기초생활보장·의료·주거·교육 급여 등 다양한 복지제도에서 활용하고 있는 기준이다. 정부는 이를 적용하면 현재보다 수급 대상 증가 속도를 억제하고 지원의 형평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기초연금 손질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고령화에 따른 수급자 증가와 지급액 인상, 여기에 수급 대상 확대까지 맞물리면서 재정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기초연금은 가입자가 보험료를 내는 국민연금과 달리 전액 세금으로 지급되는 만큼 지급 규모가 늘어날수록 재정 부담도 고스란히 커질 수밖에 없다.
복지부에 따르면 기초연금 수급자는 2014년 435만 명에서 지난해 707만 명으로 늘었다. 2030년에는 914만 명, 2040년에는 1207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급액도 정치권의 경쟁적인 인상 논의 속에 2014년 단독가구 20만 원, 부부가구 32만 원에서 올해 단독 34만9700원, 부부 55만9520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2014년 6조9000억 원이던 소요 재정은 올해 27조4000억 원으로 4배 가까이 증가해 단일 복지예산 가운데 가장 큰 규모가 됐다. 국민연금연구원은 기초연금 재정이 2030년 39조7000억 원, 2040년에는 76조9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제도 도입 초기부터 상당 기간 '소득 하위 70%' 기준을 유지하다 보니 지금은 소득과 재산 수준이 비교적 높은 노인까지 기초연금을 받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근로자가 최저임금을 받고 한 달 일해 버는 금액보다 소득이 많은 고령자도 기초연금을 받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의 기초연금 개편은 만시지탄의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과제다. 다만 노인 빈곤 완화라는 제도 도입 취지에는 더욱 충실하면서도 복지 효율성과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높이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노인 빈곤율은 2014년 44.4%에서 2024년 35.9%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정된 재원을 도움이 가장 절실한 계층에 보다 두텁게 지원하는 것이 복지의 형평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다. 기초연금이 노후 소득보장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교한 제도 설계와 사회적 합의가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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