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AI를 활용해 대량 해고를 진행했다. /로이터=뉴스1


미국에 기반을 둔 IT기업 메타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직원들을 해고 대상으로 분류했다는 논란이 법적 분쟁으로 이어졌다. 일단 법원은 해고를 막아달라는 직원들의 요청을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최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메타는 직원 26명은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각) 회사가 AI를 이용해 직원들을 대량 해고 대상자로 분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71페이지 분량의 소장에는 "메타는 업무 내용을 잘 아는 관리자들의 신중한 판단을 통해 해고 대상자 명단을 작성한 것이 아니다"라고 적혀 있다. 소송에 참여한 26명의 직원은 회사가 인공지능 시스템을 통해 직원들의 점수를 매기고 순위를 정해 해고 대상자를 선정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해고 중단을 위한 임시 금지 명령과 함께 복직, 미지급 임금, 손실된 지분 및 복리후생 보상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소송이 제기된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북부 연방지방법원은 이들의 소송을 기각했다. 윌리엄 오릭 해당 법원 판사는 "해고로 인한 손해가 회복 불가능한 피해에 해당한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원은 향후 AI가 실제로 해고 결정에 어떻게 활용됐는지에 대한 추가 증거가 제출될 경우 판단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소송 내용은 메타의 내부 AI 활용 방식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어진다. 메타는 감원 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해 'MetaMate'(대형 언어 모델 어시스턴스)와 임직원의 통신과 문서를 추적하는 'Second brain' 시스템 등을 이용했다. 직원들은 메타가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 생산성과 성과를 평가했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AI 시스템은 병가, 출산휴가, 가족 돌봄 휴가 등 법적으로 보호된 휴가를 사용한 경우 데이터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낮은 평가를 받을 수 있고 장애가 있는 직원에게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출산을 앞두고 해고 통보를 받거나 부상으로 휴가를 사용한 뒤 낮은 등급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례도 소장에 포함됐다.

이에 대해 메타 측은 AI가 아닌 사람이 인사 결정을 내렸다고 반박했다. 메타 대변인은 "인력 관리 및 조직 관련 의사결정은 인공지능이 아닌 인간이 해왔고 지금도 그렇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이번 논란은 메타의 대규모 구조조정과 맞물려 있다. 지난 5월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4월 메타는 AI 시대에 맞춰 조직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지난 5월20일 8000명의 인력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체 직원의 10%에 해당하는 숫자다.

AI 도입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이를 활용한 인사 결정의 공정성과 책임 문제도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소송은 대형 IT 기업에서 AI가 해고 판단에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첫 사례 중 하나다. 이에 따라 향후 이와 관련한 제도적 논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