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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2분기 활성 고객 수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3분기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격 경쟁력과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가 고객을 다시 불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사고 이후 약 반년 만에 '돌팡'(돌아온 쿠팡 고객) 현상이 나타나면서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확산했던 이른바 '탈팡' 움직임의 파급력은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5일(한국 시각)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가 발표한 2분기 실적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 고객은 247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 이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3분기 기록한 역대 최대 수준과 같다. 올해 1분기 2390만명까지 감소했던 활성 고객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두 분기 연속 감소했던 매출도 반등했다. 쿠팡Inc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늘어난 88억5600만달러(약 13조3007억원)로 집계됐다. 환율 영향을 제외한 고정환율 기준으로는 10% 성장하며 1분기(8%)보다 성장률이 높아졌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차질을 빚었던 고객 지출이 이전처럼 회복해 성장하고 있다"며 "신규 고객 유입과 함께 와우 멤버십 회원 수도 개인정보 사고 발생 전의 수준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몇 달간 이탈해 다른 곳에 정착했던 고객들이 쿠팡에 복귀해 지출을 늘리고 있으며 아직 복귀하지 않은 고객 재유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확산했던 탈팡 운동이 장기적인 고객 이탈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사태 이후 일부 여당 의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쿠팡 탈퇴 인증을 올리거나 대체 기업을 소개했다. '안전한 쿠팡 만들기 공동행동'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도 쿠팡 탈퇴 캠페인을 벌였다. 지난해 12월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는 쿠팡을 국내 플랫폼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쿠팡에 탈퇴 절차 간소화를 요구했고, 쿠팡은 각종 설문 단계를 줄이는 등 와우 멤버십 해지 절차를 개선했다.
고물가 국면에서 부각된 쿠팡의 가격 경쟁력과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가 고객 복귀를 이끈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쿠팡은 올해 들어 생필품과 식품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할인 행사를 이어갔다. 계란값이 급등하자 30구 한 판을 7900원대에 판매해 품절 사태를 빚었고, '99특가' 코너를 강화해 인기 먹거리를 9900원 균일가에 선보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생리대 가격 부담을 지적한 이후에는 업계 최초로 PB 생리대를 개당 99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쿠팡이츠는 5월부터 와우 회원 대상 배달비 0원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이탈한 와우 회원의 복귀를 유도하기 위한 웰컴 쿠폰도 지급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실적은 쿠팡의 고객 기반이 견고하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며 "무료 로켓배송과 무료 반품·환불, 지방 무료 새벽배송 등 다른 쇼핑몰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배송 서비스가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계를 이어가는 소비자 입장에서 쿠팡의 차별화된 서비스가 사실상 일상생활에 필수재로 자리 잡은 셈"이라고 부연했다.
고객 재유치를 위해 대규모 비용을 감수한 결과 수익성은 악화됐다. 쿠팡Inc는 2분기 8350억원(5억56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상장 이후 최대 규모의 분기 적자를 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과징금(약 6247억원)을 제외하더라도 영업손실은 2000억원대에 달했다. 거랍 아난드 쿠팡 CFO는 "고객 재유치를 가속화하기 위해 확대한 프로모션 활동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동일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 실적은 사업 경쟁력 악화라기보다 과징금과 사고 후속 비용이 반영된 결과"라며 "잇따른 악재에도 불구하고 활성 고객이 증가했다는 점은 소비자들이 서비스 가치를 계속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태 이후 불거진 각종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대응이 비교되면서 쿠팡을 바라보는 여론이 일부 완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쿠팡의 사고 발생 직후에는 연쇄 청문회와 정부 조사, 대규모 과징금 처분 등이 이어졌지만, 이후 다른 기업과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서는 상대적으로 대응 강도가 낮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사업자 매출 규모를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하는 현행 제도의 형평성 논란도 다시 불거졌다. 결혼정보업체 듀오는 회원 약 43만명의 주민등록번호와 혈액형, 종교, 혼인경력, 직장명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유출됐지만 과징금은 약 11억9700만원에 그쳤다.
서종희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과징금 부과 제도가 손해나 이득과 무관하게 사업자 매출액을 기준으로 삼아 제재의 실질적 적정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쿠팡에 대한 처분이 특정 기업에 과도한 처분인지,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무관한 행위까지 일괄적으로 포함한 제재가 이뤄진 것인지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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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솔 기자
안녕하세요. 고현솔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