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4주간 대학생 자원봉사단으로 참여해 백령도 초등학생 아이들을 대상으로 독서와 국영수를 지도할 공부방을 열었다. 독후감이 뭔지도 몰랐던 아이들이 나중에는 매일 아침마다 우리 숙소 앞에서 기다리는 현상도 벌어졌다. 부족한 형편에 야식을 가져다주시는 어머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연세대 임다름 씨)
지난해 농어촌 재능기부활동 수기공모전 수상작품 중 일부다. 공모전의 심사위원장을 맡은 소설가 이경자 씨는 "나와 다른 이웃이 가진 것, 다른 이가 가지지 못한 나의 것을 서로 나누는 일은 사회 공동체를 윤택하게 하는 일이다. 이것을 요즘 '재능기부' 혹은 '재능 나누기'라고 부른다"고 설명한다.
현재 농어촌 재능기부를 주도하고 있는 '스마일재능뱅크'는 농림수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농어촌 재능기부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8월 발족한 이후 재능기부 참여 인원은 2월27일 기준 1만1700명, 재능기부 신청 마을은 426개소를 보유하고 있다.
스마일재능뱅크는 이들을 매칭하는 일을 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연고지와 재능기부정보를 입력하면 농어촌지역에서 원하는 분야와 연결해준다. 예컨대 재능기부자가 김포 인근에서 격주 토요일 영어학습 봉사를 원한다고 하면 조건에 맞는 기부 수요자를 찾아 연결해주는 식이다.
스마일재능뱅크에 소속(?)된 유명인은 다양하다. 작가 이외수 씨는 2006년 강원도 화천군 감성마을에 귀촌한 후 창작활동을 하는 틈틈이 무료 문학 강좌를 개설해 문학재능을 기부하고 있다. 감성마을은 연간 4000여명의 관광객과 문하생들이 방문하는 문화 관광마을로 변모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휘자 금난새 씨는 지난해 4월부터 '농어촌 희망 청소년 오케스트라' 예술 감독을 맡아 음악 재능기부를 통해 농어촌 지역의 청소년들이 음악을 통해 꿈과 희망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농업인의 날을 맞아 겥개그콘서트겦에 출연 중인 개그맨 김준호, 김지호, 홍인규 씨가 강원도 정선 개미들마을을 방문해 주민들에게 웃음콘서트를 개최했고, '감사합니다' 팀의 개그맨 정태호, 송병철, 이상훈 씨는 농어촌 재능기부 일일홍보대사로 나서 서울시 중구 한빛미디어파크 앞 광장에서 '농어촌 재능기부 홍보 콘서트'를 진행한 바 있다.
스마일재능뱅크는 재능기부가 고령화, 인구감소 등으로 침체된 농어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효과를 가져다준다고 해석하고 있다. 인적 자원이 부족한 농어촌에 도시의 우수한 자원과 역량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712만명에 이르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를 대비하는 측면도 있다. 실제로 은퇴를 앞둔 40~50대들이 재능기부를 하면서 농어촌 마을과 어울리다가 귀촌·귀농을 할 때 쉽게 정착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
김대래 재능관리팀 차장은 "도심 우수 인력이 재능기부를 하다 귀농을 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며 "때로는 이들이 귀농 후 마을 리더로 자리잡기도 한다"고 전했다.
■황재준 농어촌공사 재능관리팀장
- 어떤 재능을 기부할 수 있나.
▶정해진 것은 없다. 농어촌에서는 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다양한 재능이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분류하기 쉽게 농림·어업, 경영·마케팅, 지역개발, 의료·복지·교육 분야로 나누고 있기는 하다.
그림에 소질이 있다면 마을에 벽화를, 포장을 잘 하는 분이 있다면 수확물 포장관리를, 보험을 잘 알고 있다면 노후 컨설팅을 하면 된다. 사진, 미용, 건축, 전기, 지역개발, 의료, 취미 등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분야는 다양하다. 단순 워드작업만 할 수 있어도 지역 어르신에게 큰 도움이 된다. 기자도 특화마을 홍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참여하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
현재 농어촌마을의 재능요청 분야는 농산업기술, 지역개발계획 수립, 사업경영·마케팅, 의료·복지·교육 등이 있다.
농촌봉사활동과 흔히 비교되기도 하는데, 농촌봉사는 단순히 노동력과 시간을 투입하는 반면 재능기부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정부의 재능기부 지원은 없나.
▶국회에서 재능기부 활성화를 위해 세제 해택 부여를 골자로 한 법안 개정을 추진 중이다. 금품 뿐만 아니라 재능기부 등 사회공헌활동에 대해 그 용역의 가치를 법정기부금으로 규정하고 세제 혜택을 부여하자는 내용이다.
현재 개인 또는 소수 단체의 재능기부에 대한 소득공제나 세금혜택은 없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개인은 기부금의 100%, 법인은 50%까지 과세표준 소득에서 공제받을 수 있게 된다.
사진 류승희 기자
-신청방법은.
▶농어촌 재능기부를 원하는 이들은 스마일뱅크 홈페이지(www.smilebank.kr)에 접속해 우선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 보유재능과 기부희망지역 및 횟수 등을 등재하고, 재능요청마을과 요구사항이 일치되면 홈페이지를 통해 매칭 상황이 파악된다. 이후는 자율적인 연락을 통해 재능기부 활동을 전개할 수 있다. 콜센터(1577-7820)를 통해 문의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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