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는 살짝 조정을 받았을 뿐인데 내가 투자한 종목 수익률은 왜 이런 거야?"

지난달 코스피지수의 낙폭은 2% 수준에 그쳤지만 주식 투자자들이 느끼는 체감 하락폭은 이보다 훨씬 심했다. 이른바 '전차군단'으로 대변되는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차 위주로 강세를 보였을 뿐 여타 종목들은 모두 시장보다 크게 하락한 탓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독주가 지속되면서 주식 투자자들은 과연 '달리는 말'에 지금이라도 올라타야 할지 망설여진다. 증시전문가들은 종목 선택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 그동안 낙폭이 컸던 가치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차군단' 빼면 곡소리 나는 증시

코스피지수는 연초 이후 8.8% 상승(4월27일 기준)했지만 삼성전자와 현대차, 기아차 등 3개 종목을 제외한 상승률은 3.4%로, 절반으로 확 줄어든다. 4월 한달만 놓고 봤을 때 지수는 1.9% 빠져 소폭 조정양상을 보였지만 역시 3종목을 제외하고 보면 무려 -5.1% 하락률을 기록했다. 대형주로 구성된 코스피200 종목의 70% 이상이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지수 하락폭에 비해 하락종목의 비중이 크게 높아진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 주식보유자들의 체감 하락폭이 3월보다도 더 컸던 셈이다.
 
그렇다면 5월은 어떨까. 1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한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올해 남은 기간의 실적 전망은 속속 상향조정되고 있다. 한화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갤럭시S3 출시에 따른 거침없는 실적개선이 예상됨에 따라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종전 25조6000억원에서 30조3000억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목표주가도 2000만원으로 올렸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차군단의 실적 전망이 좋아 지난 3∼4월과 같은 '쏠림현상'이 쉽사리 반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이익 전망이 좋다고 해서 선뜻 '전차군단' 투자 비중을 늘리기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이미 주가가 상당히 오른 상황이라 자칫 '꼭지'에 올라탈 수 있다는 부담감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과거 형성된 밸류에이션 영역에서 벗어나 패러다임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 과정에 있는 종목의 주가는 기존의 밸류에이션 모델로 예측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신뢰도 또한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향후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확신이 있을 경우 비중을 늘릴 것을 추천하지만, 확신이 없다면 삼성전자의 비중을 시장수준으로 유지해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저평가 주식 매력은 쑥쑥
종목 선택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증시전문가들은 그동안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가치주'가 부각될 수 있다고 봤다. 무엇보다 코스피 등락비율(ADR)이 역사적으로 크게 떨어져 반등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근거다.

ADR은 상승종목수를 하락종목수로 나눈 비율이다. 100% 밑으로 떨어지면 하락 종목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고, 100% 위로 올라갈수록 상승종목수가 늘어났다는 의미다. 연초 이후로 코스피지수가 선방하고 있어 100%를 넘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전차군단'의 쏠림현상 때문에 4월 평균 ADR은 90%를 채 넘지 못했다.

특정종목 위주로 시장이 상승했으며, 여타 주식들이 소외가 됐다는 사실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현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왕따 종목'이 속출하면서 코스피 ADR은 2004년 이후 최저수준까지 하락했다.

강 연구원은 "바닥권으로 하락한 코스피 ADR은 단기적으로 기술적 반등 가능성이 높다"면서 "2004년 이후 ADR 지표추이를 보면 일정범위 내에서 등락했는데 현재는 그 최하단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라고 반등에 무게 중심을 뒀다.

역사적으로 ADR은 주식형펀드의 자금흐름과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연초 이후 지속됐던 주식형펀드 환매가 막바지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월 평균 1조원이 넘게 빠졌지만 4월에는 소폭 순증(570억원)으로 전환했다. 넉달만의 '반전'이다. 그만큼 기관투자자들도 주식 투자여력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결국 현 시점에서는 낙폭과대 종목 중 '괜찮은' 종목에 대한 선별작업이 필요하다는 것. 곽현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에는 업종·종목간 수익률 양극화가 극심하게 일어났는데 이러한 양극화가 5월에는 다소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실적 우려가 해소된 업종들로 수익률 키맞추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은?

PER이 낮은 종목이라고 해서 무조건 투자매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익에 대한 신뢰성을 가질 만한 종목을 선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유진투자증권은 지금 매수할 만한 저PER주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LG전자·하나금융지주)을 꼽았고 △최근 이익전망이 상향조정되고 있는 종목(LG전자·SK텔레콤·하나금융지주·SK케미칼·네오위즈게임즈) 등을 추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주사·은행·자동차업종 가운데 올해 예상실적 기준 PER 5~10배를 보이고 있는 종목 위주로 접근했다. 자동차업종 중에선 현대차(8.7배), 기아차(7.6배)를 들었고, 은행주 중에선 KB금융(6.5배)을 꼽았다. LG(6.7배), 두산(10.0배) 등도 저평가 매력이 돋보인다는 판단이다.

IBK투자증권은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지수 편입 가능성과 최근 외국인 순매수가 재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은 대형주 위주로 추천했다. 여기에 4월 수익률 쏠림 현상으로 52주 신고가 대비 낙폭이 과대했던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실적 대비 저평가된 저PER 종목 가운데 SK이노베이션, 호남석유, 현대중공업, KB금융 등을 추천했다. 곽 연구원은 "코스피 12개월 예상 PER이 지난해 상반기 대비 저평가 상태에 머무르고 있어 상승여력이 존재한다"며 "업종별 쏠림현상 완화와 저평가 매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