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도 짧다, 화천 산천어축제
대한민국 대표 축제답다. 산천어, 겨울, 문화가 어우러진 60여개 프로그램을 보니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당일치기로 다녀오려고 했던 계획부터 바꿔야겠다. 화천군은 2003년부터 지금까지, 구제역으로 건너뛴 2011년을 제외하고는 매해 성실히 산천어축제를 치러 왔다. 어느덧 누적 방문자수 천만명이 넘었고, 명실상부한 세계 4대 겨울축제로 자리매김 했다.
‘소문난 잔치’인데 ‘먹을 것’도 많다. 산천어 낚시만 해도 얼음낚시, 루어낚시, 맨손잡기가 있다. 겨울문화체험으로는 투명광장, 빙벽, 공방 등이 있고 겨울 놀이로 썰매, 축구, 봅슬레이 등이 있다. 매일 아이스링크에서 러시아 아이스발레단의 공연을 볼 수 있고, 밤마다 거리에는 산천어소망등이 불을 밝힌다. 화천시내가 온통 축제다. 하루에 두개씩만 체험해도 한달이 꼬박 걸릴 판이다.
어쨌든 이 축제의 주인공인 산천어부터 봐야겠다. 산천어는 연어과 민물고기로 맑고 수온차가 큰 1급수 청정지역에 산다. 특히 옆면에 있는 무늬가 아름다워 ‘계곡의 여왕’이라 불린다. 이 여왕님 한마리쯤 손안에 모셔와야 할텐데….
얼음낚시터로 향한다. 낚싯대, 찌, 낚싯줄, 바늘, 얼음뜰채를 준비하고 참가 접수 완료. 미끼로는 실리콘 웜이나 메탈 미끼를 쓰는데 청정지역 맑은 물을 보존하기 위해 생미끼는 쓰지 않는다. 낚시 준비가 됐으면 얼음구멍을 뚫고, 낚싯줄을 구멍에 넣은 후 낚싯대를 위 아래로 톡톡 흔들어 미끼가 움직이도록 한다. 산천어가 육식성이라 움직이는 벌레에 강한 공격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마침내 여기저기서 환호가 터지며 월척 릴레이가 이어진다. 산천어를 건져올린 가족의 아이들은 기세가 등등하다. 빈손으로 초조해진 아버지들은 고개를 숙이고 얼음구멍 안을 들여다보느라 정신이 없다. 이러다 얼음구멍 안으로 들어가게 생겼다. 저 집은 그물로 건지셨나? 꽤 많은 산천어를 잡은 가족이 있어 이걸 다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보니 아이들과 먹을 것을 남기고, 못 잡은 사람들에게 나눠 줄 거란다. 역시, 축제를 즐길 줄 아는 멋진 아버지의 모습이다.
이밖에도 제대로 된 손맛이 그리운 낚시꾼들은 루어낚시터로 향하고, 온 몸으로 산천어를 만나고 싶은 사람들은 맨손잡기 체험장으로 뛰어든다. 영유아 놀이 낚시터와 예약접수 낚시터, 외국여행자 낚시터 등이 다양하게 준비돼 있고 초보자도 낚시할 수 있도록 자원봉사자들이 곳곳에서 도움을 준다.
◆산천어등 하나에 소망 하나
선등거리는 산천어축제의 최고 볼거리이다. 오후 5시만 되면 해가 넘어 가는데, 어느새 화천시내는 오색등이 켜진다. 중앙로를 따라 흐르는 것은 산천어등. 강줄기를 따라 힘차게 유영하는 산천어떼가 머리 위 불빛이 됐다. 아이스링크에도 불 밝힌 산천어의 모습이 황홀하다. 화천군민 인구 2만5000명을 나타내는 2만5000개의 등불이 화천 곳곳에 빛난다. 이 등의 이름은 ‘산천어소망등’. 산천어등 하나에 화천군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소망을 담았다. 벽면을 장식한 산천어 등에는 소망엽서가 함께 달려있다.
이 많은 등은 어디서 왔을까. 비밀은 산천어공방에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물감과 방수제를 말리고 있는 산천어소망등이 바닥에 널렸고, 안쪽에선 어르신들의 ‘등 만들기’ 작업이 한창이다. 함께 모여 이야기도 하고, 음악도 들으며 소일 하시는 모습이 참 건강해 보인다. 이 작업을 하는 기간이 어떻게 되는지 여쭙자 일년 내내 이렇게 하신단다. 축제도 준비하고 어르신들 일자리도 해결한 똑똑한 축제 운영의 모습이다. 산천어소망등은 그 의미만큼이나 소중한 역할을 하고 있다.
얼음으로 재탄생한 유네스코문화유산겨울 축제에 얼음 조각을 빼면 섭섭하다. 화천 축제가 이런 섭섭함을 남겼을 리가 없다. ‘얼음나라 투명광장’의 올해 주제는 ‘유네스코문화유산’이다. 입구에선 펄떡이는 산천어 얼음조각상이 방문자를 맞이하고, 이어서 수원 화성, 이집트 아부심벨, 터키 블루모스크, 로마 콜로세움 등 세계의 건축·조각물들이 얼음 조각으로 재탄생했다.
이미 여행했거나 한번쯤 가보고 싶었던 유적을 보는 재미도 있지만 어린이들에게 최고 인기는 수원화성 얼음 미끄럼틀이다. 앞쪽에서 성문을 오른 후엔, 성문 뒤편 얼음 미끄럼으로 내려온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끝도 없이 계단을 오르고, 행복한 모습을 카메라의 담으려는 부모들의 손놀림이 바쁘다.
이렇게 관람과 놀이를 마친 후엔 입장할 때 받았던 상품권으로 간식까지 바꿔 먹어야 완벽하다. 비록 낚시에 실패했거나 구경만 한 여행자일지라도 산천어 없는 산천어빵, 산천어 없는 산천어 막걸리 정도는 맛봐야 화천 산천어 축제에 다녀왔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정신이 없을 것이다. 추위에 콧물도 찔끔 날지 모르겠다. 이게 다 재미있게 노느라, 맛있게 먹느라 생긴 피로이니 행복한 방전이다. 더 많은 프로그램을 즐기지 못해 약간은 아쉬운 마음도 있을 것이다. 이제 돌아갈 시간, 올해 소원은 산천어소망등에 남기고 내년을 기약한다.
[여행 정보]
● 화천 산천어축제 가는 법
[승용차] - 임시 주차장 가는 법
서울춘천고속도로 - 중앙고속도로 - 순환대로 - ‘유포리, 양구, 오음’ 방면으로 좌측 - 춘양로 - 배후령터널 - 간척사거리에서 ‘화천, 오음’ 방면으로 좌회전 - 간척월명로 - 오음사거리에서 ‘화천, 간동’ 방면으로 좌회전 - 파로호로 - 461번 지방도 - ‘화천’ 방면으로 좌측방향 - 평화로 - 강변로 - 화천삼거리에서 ‘김화, 산양리’ 방면으로 우회전 - 상승로 - ‘김화, 산앙리’ 방면으로 좌측방향 - 상승로 - 화천정보산업고등학교(임시 주차장)
[대중교통]
1. 상봉시외버스터미널이나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시외버스 승차 - 화천공영버스터미널
2. ITX 청춘열차 - 춘천역 - 춘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 승차 - 화천공영버스터미널
[내비게이션 검색어]
검색어 명칭 ‘화천군청’이나 ‘산천어 축제’로 검색
< 여행 주요정보 >
얼음나라 화천산천어축제
http://www.narafestival.com / 1688-3005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기간: 2014년 1월 4일(토) ~ 26일(일)
장소: 강원도 화천군 화천천 및 5개읍면 일원
프로그램: 산천어 얼음낚시, 맨손잡기, 아이스펀파크(얼음썰매, 얼곰이 자전거, 얼음축구 등), 하늘가르기, 전국빙상경기대회, 선등거리, 선등아이스링크, 얼음나라투명광장, 산천어공방 등 60여개 프로그램
I. 산천어 체험
1. 얼음낚시(축제기간 중)
접수 및 체험시간: 오전 8시30분 ~ 오후 6시
(현장접수) 선착순 8000명 / (온라인 예약) 선착순 5000명
2. 루어낚시
접수 및 체험시간: 오전 9시 ~ 일몰 시
100% 현장접수, 선착순 1일 250명
3. 맨손잡기
시간: (평일) 12시, 오후 2시, 오후 4시
(주말) 12시, 오후 1시, 오후 2시, 오후 3시, 오후 4시
접수: 매회 시작 1시간 전부터 현장접수
체험비(얼음낚시, 루어낚시, 맨솝잡기 금액 동일, 모든 참가자 농특산물교환권 5000원권 제공) : 중등생 이상 각 1만2000원 / 초등, 경로 각 8000원
주의사항: 음식물 반입금지, 스티로폼(아이스박스 등) 반입금지, 개인설치물(바람막이,텐트 등) 이용금지, 금연
II. 선등문화 이벤트
1. 산천어소망등 채색 체험
기간 및 시간: 주중(년중) 오전 9시~오후 5시 / 주말(축제기간에만 운영) 오전 9시 ~ 오후 6시
장소: 산천어공방
체험료: 1인 1만원
2. 선등 거리
기간: 2013년 11월30일 ~ 2014년 2월14일
점등시간: 오후 5시30분 ~ 오후 10시
3. 러시아아이스발레단 공연 & 피겨스케이트장 이용
기간: 2013년 12월25일 ~ 2014년 1월26일
장소: 선등프라자 아이스링크
아이스링크 오픈시간: 오전 10시 ~ 오후 8시
공연 시간: (일) 오후 4시, (월~목) 오후 6시, (금,토) 오후 4시, 오후 6시 (공연시 아이스링크 이용 불가)
이용요금: 1인 5000원 (5000원권 화천사랑상품권 제공)
III. 얼음나라 투명광장
기간: 2013년 12월13일 ~ 2014년 2월24일
장소: 서화산 다목적광장 내
시간: 오전 9시 ~ 오후 9시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건축물을 얼음조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입장료(화천사랑상품권 3000원권 제공): 중등생 이상 5000원 / 초등, 경로 3000원
< 음식 >
구이터, 회센터: 산천어 잡기 체험장 부근에 산천어 300마리를 한꺼번에 구울 수 있는 구이터와 회를 손질해 주는 회센터를 운영한다.
구이 마리당 2000원 / 손질(칼집, 밑소금, 호일) 및 구이통 이용
회 마리당 2000원 / 초장, 야채 별도 판매
대청마루: 곤드레 나물을 아낌없이 넣은 돌솥밥이 대표적이고, 산천어 보양돌솥밥과 매운탕도 맛볼 수 있다.
곤드레돌솥밥 8000원 / 산천어 보양돌솥밥+매운탕 1만5000원 / 낚지볶음 8000원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하리 47-12 / 033-442-1290
< 숙박 >
열차펜션: 새마을호를 개조해 커플실, 가족실 등 21개 객실이 있으며 화천민속박물관 뒤편, 북한강이 시원하게 펼쳐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객실요금: 8만~20만원
http://www.hctrainpension.com / 강원도 화천군 하남면 위라리 490-2 / 033-441-8877(주간), 033-441-8852(야간)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1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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