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에 세금을 성실히 납부한 A씨. 그는 올해 5월 금융소득종합세를 신고하면서 비합리적인 부분이 있다고 느꼈다.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손실금액 때문이다. A씨는 수년 전부터 금융자산의 대부분을 ELS에 투자했다. 그런데 총 투자금액에서 손실이 났음에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돼 적잖은 세금을 낸 것이다.


금융소득종합과세는 이자·배당소득을 포함한 금융소득이 종합과세기준금액인 2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해 산출세액을 계산한다. A씨 경우 3년 만기가 도래한 ELS에서 대부분 큰 손실을 봤다. 물론 만기상환 및 중도상환을 포함한 일부 ELS에서는 수익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총 투자금액으로 계산하면 수익률은 마이너스다.

그러나 현재의 금융소득종합과세는 손실에 대한 고려가 없이 수익 난 부분만을 과세대상에 넣는다. 따라서 수익부분이 2000만원만 넘어가면 손실이 얼마나 발생했는지와 상관없이 금융소득종합과세에 의해 세금이 늘어나게 된다. 3년이나 투자한 금융상품에서 수익을 얻기는커녕 손실 난 것도 속상한데 세금까지 더 내게 됐으니 억울할 만하다.
 
◆곶감 빼내듯 빼낸 세금… 투자자만 울상

보수적으로 자산을 관리하던 A씨가 금융자산 대부분을 ELS에 넣던 시기인 2010년은 주식시장이 상승장으로 시장 분위기가 좋았으며 연말에는 코스피(KOSPI)가 2000포인트를 넘어섰다. 당시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은 낙관적이었지만 주식에 직접 투자한 경험이 별로 없던 A씨는 종목을 선택하고 매매타이밍 잡는 것이 힘들어 간접투자를 하기로 했다. A씨가 선택한 상품은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40~50%의 하락률을 넘어서지만 않으면 은행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ELS였다.


ELS는 파생상품이긴 하지만 특정지수나 개별종목주가로 구성된 기초자산과 연동해 특정조건만 충족하면 정해진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다. 종류는 원금보장 ELS도 있지만 수익률의 기댓값이 너무 낮아 A씨처럼 원금비보장 ELS에 관심 갖는 투자자가 많다. 원금비보장 ELS에서도 좀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한다면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보다 개별종목주가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가 투자대상이 된다. 이는 가입 후 3개월 혹은 4개월, 6개월 되는 시점에 기초자산의 가격이 가입시점의 기준가격 대비 15% 이상(혹은 20% 이상) 하락하지만 않으면 원리금이 상환된다.

A씨는 이 상품의 수익구조와 손실이 나는 조건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었다. 통상 중도상환 조항이 있는 상품들은 최대 3년 만기까지 가지 않고 중도상환될 가능성이 크다. 증권사 직원이나 금융상품 전문가들도 이 같은 구조의 ELS상품은 대부분 첫번째 상환일에 상환되며 만약 상환되지 않더라도 만기인 3년까지 최소 5번의 조기상환 기회가 있어 안심할 만한 것으로 이해한다.

따라서 A씨도 기초자산이 개별종목주가인 ELS에 더 많은 금액을 넣었다. 기초자산이 지수인 ELS와의 목표수익률 차이가 컸을 뿐더러 기초자산으로 들어가는 개별종목들이 망할 염려가 없는 우량 대기업 주식이었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설마 우량 대형주가 반토막 이하로 내려갈까 싶었던 것.

그러나 상당수의 ELS에서 중도상환이 이뤄지지 않고 3년 만기까지 갔다. ELS 기초자산이 두 종목일 때 한 종목은 주가 움직임이 괜찮아 중도상환 조건을 깨지 않았어도 또 다른 종목이 ELS 가입 후 약간의 추가상승을 한 후 대세하락으로 전환해 낙폭을 상당히 키웠기 때문이다.

지수는 3년 뒤인 2013년에도 큰 차이가 없었지만 ELS 기초자산의 개별종목 중에서는 주가가 3년 이내에 반토막 밑으로 내려간 경우가 속출했다. 기초자산 두 종목 중 한 종목은 주가가 올랐지만 다른 한 종목이 녹인되는 바람에 결국 만기까지 간 ELS가 많아졌다. 이런 경우에는 만기시점에 두 종목 모두 기준가격 대비 일정비율 이상의 가격이 되지 않으면 주가하락률이 큰 종목에 의해 돌려받는 금액이 결정된다.

A씨가 투자했던 ELS의 기초자산 중 주가가 반토막 이하로 내려갔던 종목이 나중에 다소 회복됐지만 수익을 얻는 조건까지는 충족하지 못했다. 3년 만기 도래한 다수의 ELS에서 손실 누적금액이 커진 것이다. 녹인이 됐다가 만기상환에서 수익이 발생한 ELS도 일부 있었고 나중에 투자한 ELS에서는 조기상환이 이뤄지면서 수익이 발생해 금융종합소득과세 대상이 된 것이다.
 
◆금융소득 정확한 계산 명문화해야

이러한 사례가 나오는 이유는 부(-)의 배당소득이 발생한 경우 원천징수세율을 적용해 그 세액만큼 과세당국을 대리해 원천징수의무자가 환급해주거나 과세당국이 직접 환급해준다는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납세의무자가 종합소득과세표준 신고 시 부(-)의 배당소득을 종합소득에 합산해 신고함으로써 과다납부한 세액을 환급받을 수 있는 길을 마련해두지 않았다.
우리나라 법인세법은 '순자산증가설'을 취한다. 따라서 주식에 직접 투자해 주식양도차익이 발생하거나 ELS 등 증권에 투자해 이익이 발생한 경우 그 이익은 과세소득이므로 당연히 법인세를 과세한다. 또 주식양도차손이 발생하거나 ELS 등의 증권투자에서 손실이 발생한 경우 그 손실은 손금으로 인정돼 손금에 대한 법인세 상당액을 사실상 환급해준다.

반면 소득세법은 '소득원천설'을 취한다. 증권거래법에 의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에 직접 투자해 주식양도차익이 발생한 경우 소득세를 과세하지 않을 뿐 아니라 주식양도차손이 발생한 경우에도 소득세를 환급해주지 않는다. 상장주식은 가격변동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개인이 직접 투자하는 경우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과세소득으로 나열하지 않는 것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개인의 파생상품 거래이익과 손실에 대해서도 과세소득으로 나열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LS 등의 투자에서 발생한 수익의 분배금은 배당소득에 포함시키고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도 넣는다.

정(+)의 배당소득에 대해 소득세를 과세하므로 형평성을 맞춰 부(-)의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소득세를 환급해주는 것이 이론적으로 타당하다. 이처럼 부(-)의 배당소득이 있는 경우 정(+)의 배당소득과 합산해 금융소득의 정확한 크기를 계산할 수 있도록 명문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종합소득과세표준확정신고를 통해 부(-)의 배당소득에 대해 타 금융소득 또는 다른 종합소득과의 전면적인 합산을 허용하고, 그 합산결과가 부(-)수일 경우 당기 이후의 과세소득과도 통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소득세)이 부과된다는 근대 시민사회의 성립원리에 부합된다고 볼 수 있다.

현재는 금융소득 과세가 금융상품에서 발생하는 이자·배당소득에만 한정돼 있고 양도차익에 대해선 비과세인데 앞으로는 예·적금과 주식, 채권 등 금융상품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 양도차익을 과세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최근 나성린 의원(새누리당)은 파생상품 투자의 양도차익에 과세하는 법안을 발의했고 홍종학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주식 및 파생금융상품으로 인한 소득에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소득세 과세대상을 이자·배당소득에서 양도차익 등 전체 금융투자 소득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국민의 공감을 얻으려면 비용과 손실에 대해서도 동시에 인정해줘야 할 것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