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금융투자협회 3대 회장으로 선출된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
20일 열린 제3대 한국금융투자협회장 선거 1차 투표에서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최종 당선됐다.
업계에서는 이와 관련해 전혀 의외의 인물이 당선됐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김기범 전 KDB대우증권 사장이 협회장으로 뽑힐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다.

결과는 예상외였다. '뚜껑'을 열어 보니 1차 투표에서 황 전 회장이 다른 후보들과 10%포인트가 넘는 50.69%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 협회장으로 당선된 것.


황 당선자는 삼성증권 사장, 우리금융지주 회장, KB금융지주 회장 등을 지낸 금융계 거물급 인사다. 과거에는 금융계 실세로도 불렸다.

 

그랬던 그가 금융계를 떠난 것은 KB금융지주 회장이 된 후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이었다. 그가 우리은행장 시절 투자한 파생상품에서 손실이 나자 금융당국이 그에게 책임을 물은 것이다. 그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받고 KB금융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그는 금융당국의 중징계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벌였고 결국 대법원 승소판결을 받아 다시 한번 이목을 집중시켰다.

 

따라서 금융계를 오래 떠나 있었던 점이 현직에 재직중인 다른 후보자들에 비해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그는 지난 2009년 초대 KB금융지주 회장에서 물러난 뒤 차병원그룹과 법무법인 세종 등에 몸을 담는 등 오랫동안 업계를 떠나 있었다.

그는 이날 투표 이후 금융투자협회 기자실을 방문해 "다른 후보들도 훌륭하신 분들이었지만 제가 뽑히게 된 것은 그동안 강조했던 차별성이 받아들여진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164개 금융투자협회 회원사를 모두 찾아가 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대외협상력이 높은 사람이 필요하다는 점을 어필했다는 것.


이와 관련해 선거에 참석한 업계 고위관계자는 "최종적으로 입장을 발표하는 투표 직전 정견발표 시간에 황 전 회장의 발표가 각 회원사 대표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김기범·최방길 사장은 정견발표 시간에 요식행위로 발표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회장이 되면 어떻게 하겠다는 명확한 그림 없이 추상적인 느낌이었다"며 "반면 황 신임 당선자는 증권, 선물, 자산운용 등 업권별로 세세하게 처한 상황과 문제점들을 두루 짚어나가는 모습을 보여 금융투자업계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열정이 느껴졌다"고 평가했다.


이는 현 금융투자협회장인 박종수 회장 때와 비슷하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종수 회장 또한 과거 투표에서 막판까지 열세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투표 직전 마지막 정견발표 시간에 회원사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성공, 협회장으로 당선됐다.

한편 이날 황 전 회장은 "앞으로 금융투자협회가 금융투자업계에 좋은 제도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하겠다"며 "국민행복을 이끌어내는 금융투자산업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