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한성항공(현 티웨이항공)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에 발을 들인 저가항공(LCC)은 출범부터 지금까지 ‘안전우려’와 함께 성장했다. 항공비용 절감을 통해 저가에 티켓을 공급, 이윤을 추구하는 LCC의 사업모델이 기존항공사(FSC)에 비해 안전성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지 않냐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따라다녔다.
최근 기자와 만난 LCC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LCC가 이만큼 성장하기까지 가장 힘들었던 점은 'LCC는 안전하지 않다’는 세간의 편견을 깨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LCC가 성장하는 와중에서도 안전사고는 늘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사람들의 인식 상 자사뿐 아니라 타 LCC업체에서 사고가 발생해도 LCC업계 전체가 타격을 입는 구조이기 때문에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우리나라 LCC 항공사에서 대형사고가 터진다면 해당 항공사뿐 아니라 모든 국적 LCC들이 단체로 경영난을 맞을 공산이 크다. 사람들의 뇌리 속에 LCC는 모두 위험하다는 인식이 박힐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국내 LCC업체는 어쩌면 '운명공동체'다.
국토부는 지난 8일 김포공항 내 한국공항공사 대회의실에서 8개 국적항공사 사장들을 소집해 긴급 안전점검회의를 열었다. 제주항공의 급강하, 진에어의 세부 회항 등 최근 국적 항공사의 안전사고·장애가 잇따르자 대책마련에 나선 것이다.
최정호 국토부 2차관이 주재한 이날 회의에는 대한항공·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이스타항공·티웨이항공·에어인천 등 7개사 사장이 직접 참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야마무라 아키요시 안전보안실장이 대신 참석했다. 이들 항공사의 안전보안, 운항, 정비본부 임원진과 함께 국토부의 항공안전감독관 등 총 5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다만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특별안전점검은 LCC 6개사만을 대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일부 LCC업계 관계자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개별항공사를 LCC와 FSC라는 프레임으로만 구분짓는 것이 합당하지 않다는 목소리다.
LCC와 FSC의 구분은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지만 사실상 이는 항공법상 정해진 구분은 아니다. LCC와 FSC는 모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제정한 항공안전 평가제도를 기반으로 국제화된 안전기준을 따른다. 따라서 안전에 대한 논의에서 이런 구분을 배제하고 각기 항공사를 개별 판단해야 한다는게 이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한 LCC업계 관계자는 “FSC인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안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개별 회사에 대해 조치하는 반면, 후발주자인 LCC는 한데 묶어 연대책임을 씌운다”며 “LCC도 업체에 따라 규모와 안전투자비용 등의 차이가 큰 데, 이러한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별점검의 대상이 모든 국적항공사가 아닌 국적 LCC만을 대상으로 해 소비자들의 인식에 LCC와 FSC의 구분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진에어 사고의 경우 정비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대한항공의 정비과정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인데 LCC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