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마트에 삼겹살을 납품해왔다는 유통업체 신화. 신화는 지난 3년간 롯데마트로부터 납품단가 후려치지를 당해 100억원의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삼겹살 1㎏을 1만4500원에 납품할 때 롯데마트에는 삼겹살데이 행사에 맞춰 9100원에 납품하는 등 비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졌다는 것. 게다가 물류비와 판촉비, 삼겹살 절단 비용 등의 명목을 빼고 나면 1㎏에 6970원에 불과했다는 게 신화 측의 주장이다. 결국 지난해 신화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롯데마트 건을 신고했고 공정거래 조정원은 지난해 11월 롯데마트가 신화에 48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롯데마트 삼겹살데이 /사진=머니투데이DB

롯데마트의 삼겹살 갑질 논란이 터져 나온 것은 지난해 말. MBC <시사매거진 2580>이 롯데마트와 삼겹살 거래를 하며 손해를 입었다는 신화의 입장을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방송직후 롯데마트는 한동안 삼겹살 갑질 논란의 주인공으로 여론의 도마에 올라야 했다.
비난이 거세지자 롯데마트 측은 지난 1월 반박자료를 내고 신화 측의 주장을 전면 일축했다. “2014년 신화로부터 납품받은 돼지고기의 부위별 1㎏당 평균 매입 금액은 다른 납품업체 3곳의 제조 원가보다 25.4~77.4% 높은 수준이었다”며 “신화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렇게 잠잠해지는 듯했던 이번 사건은 최근 신화 측의 재반박으로 재점화 되는 분위기다. 팽팽하게 엇갈리는 양측의 주장. 과연 진실을 말하고 있는 쪽은 어디일까. 


◆ 반박에 재반박… 재점화되는 논란


신화 윤형철 대표는 최근 재반박 자료를 통해 “롯데마트는 2014년 신화로부터 삼겹살과 목살을 1㎏당 1만5067원, 1만6806원에 매입했다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실제 그해 롯데마트가 신화에 제출한 매입자료(월별 평균)를 보면 삼겹살을 1만2358원에 사들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롯데마트가 매입자료를 공개하면 이 같은 사실이 분명해 질 것”이라며 “롯데마트가 밝힌 매입단가는 공정위 조사과정에서의 초기자료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롯데마트 측이 밝힌 신화 매입물량 중 80%가 신규 매장 판촉행사를 포함한 행사물량이었고, 그 중 80%는 삼겹살, 목살, 전지였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정면 반박했다. 그는 “돼지 한 마리당 삼겹살, 목살은 18%, 전지 10%를 포함하면 28%에 해당한다”며 “나머지 72% 부위의 경우 판로가 없었고, 있어도 극히 일부만 매입했을 뿐 나머지는 기타 매장에 땡처리 해야했다”고 털어놨다.


예를 들어 롯데마트는 신화의 전체 매출에서 거래 비중이 지난 2013년과 2014년 20%대라고 밝혔다. 그 20%의 대부분이 주로 삼겹살 목살이다. 윤 대표는 “롯데마트가 공개한 매입단가표대로 매입했다면 문제가 없었겠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롯데마트는 물류비 외 세절비, 카드판촉비용, 데이몬 수수료 등을 차감해 이전까지 흑자를 보던 기업을 적자전환하게 했다”고 말했다.

물류비와 관련된 설명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롯데마트는 지금까지 “물류대행수수료를 떠넘겼다”는 신화 측의 지적에 “파트너(협력사)로부터 상품을 인도받는 최종 장소는롯데마트 각 점포인데, 파트너사의 물류 비 부담을 줄이고 배송효율도 높이기 위해 롯데마트가 대신 각 점포까지 배송을 대행하기 때문에 운송수수료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윤 대표는 롯데마트가 지점 배송과 상관없는 오산 물류센터에도 납품 대금의 8~10%를 차감하는 등 많은 운송수수료를 떼갔다고 밝혔다. 10톤 차량에 삼겹살을 꽉 채웠을 경우 매출 1억5000만원에서 물류비로만 1500만원이 나가는 셈이다.

윤 대표는 “같은 대형마트라도 타 업체들은 물류비를 청구하지 않는다”며 “심지어 자체 차량으로 전북, 충청, 전남 등에 직접 직접 납품한 것마저도 롯데마트는 물류비를 공제했다”고 말했다. 더구나 롯데마트와의 계약서에는 ‘소정의 물류비’로만 언급됐을 뿐 납품대금의 8~10% 공제라는 내용이 명시되지도 않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또 “롯데마트는 행사 요청서를 협력업체로부터 받는데 이 과정에서 마트 측의 압력이 커 요청서라기 보단 행사 강요에 가깝다”며 “상식적으로 어떤 기업이 원가 이하의 제품을 납품하면서 손해 보는 장사를 하려 하겠냐”며 울분을 토했다.

롯데마트 측은 그러나 “신화 측으로부터 어떠한 질의서도 공식적으로 받은 적이 없다”면서 “매입자료 등을 포함한 모든 자료는 공정위에 제출한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신화 측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자료인 원가 공개를 하지 않고 삼겹살만 공개해 유리한 정보만 흘리고 있다”면서 “그들이 입었다는 피해도 마트 피해만 있는 게 아닌 것으로 안다. 재반박 자료에도 새로운 사실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롯데마트 측이 공개한 반박자료가 공식 입장”이며 “공정위 조사에 충실히 임해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갑질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롯데마트와 갑의 횡포에 모든 걸 잃었다는 협력업체 대표. 과연 진실을 말하고 있는 쪽은 누구일지, 끝나지 않는 삼겹살 논란의 결말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형철 신화대표 미니 인터뷰

-현재 상황은 어떤가.
▶피해업체들 5곳 정도가 모여 롯데 측에 공동대응할 계획이다. 4군데만 모여 먼저 미팅을 했는데 합산 피해액이 500억원 정도 되더라. 그 내용을 토대로 중소기업청에 고발조치한 상황이다. 명절이 지난 후엔 중소기업청이나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억울함을 호소할 것이다.

-경영난이 심각하다고 들었는데.
▶심각하다. 롯데와 거래하기 전까진 적자 한 번 보지 않고 현금보유액만 60억원 가량이었던 회사였는데 한 순간에 무너졌다. 4군데 업체 모두 롯데마트에 같은 케이스로 당했다. 손실을 보게 한 뒤 나중에 준다고 해놓고 안주는 식이었다. 그 결과 업체 경영이 모두 어려워졌고 현재 한 곳은 파산위기에 놓일 정도로 위태롭다.

-롯데마트의 반박자료에 대한 입장은.
▶말이 안 된다. 모든 게 거짓말이다. 무슨 근거로 1만5300원의 매입자료를 만들고 그 액수를 보전해줬다고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왜 그 단가에 매입했다고 주장하는지 종이 한 장만 내지 말고 그동안의 데이터 자료를 모두 공개해 달라.

-롯데마트는 ‘갑질’이 아니라고 주장하는데.
▶갑질한 적이 없다면 증거를 공개해 달라. 공정위도 인정한 갑질이고, 양보 끝에 조정원을 통해 판결까지 받았는데 롯데가 거부하는 자체가 웃기다. 피해업체들은 모든 증거자료를 가지고 있고 공개할 수 있다.

-공정위 조사 결과는 언제쯤 나올 예정인가.
▶앞으로 1년은 더 걸릴 것 같다. 제소하면 1년 정도는 더 지나야 한다고 하더라. 제소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민사소송까지 해야하는 데 그럴 경우 1~2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롯데가 노리는 게 바로 이 부분인 것 같다.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2~3년까지 싸움을 이어갈 수 있는 업체가 몇 없다. 그 안에 법인이 파산돼 청구 자체가 불가한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 그게 롯데가 바라는 결말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피해업체들은 목숨을 걸고 끝까지 싸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