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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연비는 운전자에게 큰 관심거리 중 하나다. 당장 내 지갑에서 나가야 하는 ‘돈’과 연관된 부분인데다 자동차의 성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여서다. 하지만 연비는 차종마다 다르고 차 상태나 운전자의 습관에 따라 또 달라진다. 따라서 비교대상으로 삼을 일정한 기준이 필요하다. 차계부를 쓰면 나름의 빅데이터 구축이 가능해 문제를 미리 알아차릴 수 있다.
차계부는 자동차를 유지하고 운행하는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담는 장부를 뜻한다. 일부러 책을 살 필요는 없고 작은 수첩에 여러 정보를 적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반드시 기록해야 할 내용은 주유량과 주행거리다. 주유날짜와 단가, 금액, 정비내역 등도 적어주면 좋다. 기름을 얼마나 넣었고 그 기름으로 얼마나 달렸는지를 꾸준히 적다 보면 사소한 기록이 소중한 자산으로 돌아옴을 느낄 것이다.

◆주유 후 주행거리에 주목하자


“3만원어치 넣어주세요.” 운전자들은 습관적으로 비슷한 금액을 주유한다. 또 대부분 출퇴근길에 자동차를 이용한다. 날마다 운행하는 패턴이 정해져 있어 1번 주유로 오가는 거리가 비슷하다. 따라서 이런 흔적을 기록으로 남기고 주행거리가 갑자기 줄었다면 차에 이상이 있다는 증거로 판단할 수 있다.

연비가 나빠지는 건 여러 이유가 있다. 요즘처럼 기온이 갑자기 낮아졌을 땐 타이어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 공기압이 부족하면 타이어가 많이 찌그러져서 땅에 닿는 면적이 늘어난다. 가속페달을 밟았을 땐 타이어 뒤틀림 탓에 엔진의 힘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효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타이어는 정상 공기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며 먼 거리를 달릴 땐 공기압을 평소보다 10%가량 더 높이는 게 좋다. 타이어의 구름저항이 줄어 연료효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예전에 비해 연비가 나빠진 데다 주행 중 소음이 커졌다면 엔진오일 양이 줄었거나 상태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엔진오일 양이 부족하면 엔진 실린더 내부의 마찰이 심해지며 소음과 진동이 커지고 열도 많이 난다. 마찰이 심해진 만큼 효율이 떨어진다. 게다가 뜨거워진 엔진을 식히느라 냉각수 양도 줄어들 수 있다. 이를 그대로 방치하면 엔진이 과열돼 불이 날 가능성이 있다. 먼 거리를 떠나야 한다면 엔진오일과 냉각수 양이 정상인지 확인해야 한다.


꾸준히 차계부를 적다보면 주유소에 따라서도 연비가 달라짐을 확인할 수 있다. 같은 금액을 주유하더라도 유난히 주행거리가 짧은 경우가 있는데 기름의 품질이 좋지 않은 곳이니 가급적 이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 반대로 좋은 기름을 넣으면 연비가 좋아지고 엔진의 소음진동이 줄어 승차감도 개선된다.

◆과잉정비 막고 중고차 값도 이득

차계부를 작성할 때는 정비내역도 함께 기록하는 게 좋다. 언제 어떤 부위를 왜 정비했는지 적어두면 차에 문제가 생겼을 때 원인을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평소 자주 다니던 정비소가 아니더라도 과잉정비를 막을 수 있다. 게다가 정비주기를 미리 체크하는 데도 도움이 돼 예방정비가 가능해진다.

이렇게 정비내역을 적어두면 중고차거래를 할 때도 도움이 된다. 차를 사려는 사람에게 믿음을 줘 제값 받기애 유리하고, 구매자가 차를 관리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해외에선 운전자의 차계부 작성 여부에 따라 평가기준이 달라지기도 한다.

차계부는 자동차를 모는 데 필요한 전략을 세우도록 도와주는 ‘객관적 지표’다.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기록이 모이면 정보가 되고 정보는 곧 돈이다. 이런 개인의 노력이 모이면 사회적으로도 비용을 줄일 수 있어 모두에게 이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