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CJ대한통운은 러시아의 대표 물류기업인 페스코(FESCO)사와 전략적 협업과 공동 사업개발을 위한 협약(MOU)을 체결했다. /사진=CJ대한통운 제공
-신북방정책 핵심 인프라 확보
-육로 통한 유라시아 물류사업 실현 가능할까

북방물류에 꾸준히 관심을 보인 CJ대한통운이 러시아 물류기업과의 전략적 협력으로 새로운 길을 연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천명한 신북방정책 중 러시아와 관련한 ‘나인브리지 전략’에 북방물류가 핵심으로 꼽힌 만큼 앞으로 관련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6일 CJ대한통운은 러시아의 대표 물류기업인 페스코(FESCO)사와 전략적 협업과 공동 사업개발을 위한 협약(MOU)을 체결하고 북방물류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북방정책에 발맞춰 세력확장

우리 정부의 신북방정책은 유라시아를 아우르는 북방지역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러시아, 몽골, 중앙아시아국가와 중국, 북한을 포함하는 이 지역은 세계 인구의 65%, 에너지자원의 75%를 차지할 만큼 중요도가 높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북한에 가로막혀 이들 국가와 육로를 통한 교류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일종의 섬과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이들 북방국가 중 핵심은 러시아다. 우리나라 전체 무역규모 중 1.5%를 차지하며 문 대통령이 밝힌 나인브릿지 전략은 러시아와 한국 사이에 9개 다리를 놓는 게 핵심. 가스, 전력, 철도, 항만, 북극항로,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업이 해당된다. ‘실크로드’를 되살린다는 것.


이런 취지에 맞춰 CJ대한통운과 페스코는 이번 협약을 통해 유라시아 전지역에 걸친 다양한 분야의 물류사업을 공동 진행할 계획이다. 우즈베키스탄 등 CIS지역에서 진행되는 대형 플랜트 시공사업 등 구체적인 실행단계에 접어든 사업을 비롯해 프로젝트 물류 분야에서 정보공유, 협업수주 등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이어갈 예정이다.

CJ대한통운은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페스코와 자루비노항 및 터미널 운영 관련 시설개발과 협력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으로 운송되는 프로젝트 물량에 대응하기 위한 컨테이너 공동투자와 함께 블라디보스톡 및 자루비노항을 통해 운송되는 화물에 사용되는 철도 플랫폼과 열차에 대한 투자 가능여부에 대해서도 협의한다.

아울러 CJ그룹이 러시아 소재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의 운송과 CJ네트워크 활용 및 상품시장 확장 방안에 대한 공동사업도 협약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CJ대한통운 CI /사진=CJ대한통운 제공

특히 북방경제협력위원회는 양사의 TSR(시베리아횡단철도) 공동영업 등 북방물류 진출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한반도 정세 변화에 따라 해운-철도-육로(트러킹)를 잇는 유라시아 복합운송상품 개발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나진-핫산 프로젝트와 TKR(한반도종단철도)-TSR 연계 운송상품 개발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페스코는 1880년 설립된 철도, 항만, 해운 등 다양한 물류사업을 운영 중인 러시아의 대표적인 물류기업이다. 또 블라디보스톡 항만 최대주주이면서 러시아 최대 민간 컨테이너 선사며 화물기차 1만7000대를 보유한 러시아 10대 화물기차 운용사로 TSR 등 극동지역 주요 내륙철도 운송업체다. 페스코는 이런 운송인프라를 활용해 유라시아 물류 핵심 인프라인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운송사업에 CJ대한통운이 진입하도록 도울 예정이다.

게다가 러시아 자루비노항 개발권을 가진 숨마(SUMMA) 그룹은 페스코사 지분의 49.9%를 가진 최대주주다. 자루비노항은 블라디보스톡과 북한 나진 사이에 위치, 북-중-러 지역의 핵심 물류거점으로 지목된다. 따라서 북방물류의 시점으로 제격이라는 평.

또 우즈베키스탄 천연가스합성석유 플랜트(UGTL) 프로젝트와 관련된 협약도 있다. 돈-볼가강 운하 이용협력 등 구체적인 내용까지 포함됐다.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시베리아 등은 최근 대형플랜트 건설이 집중돼 CJ대한통운의 기술력과 페스코의 네트워크가 결합되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이사는 “CJ대한통운은 러시아를 통한 유라시아 물류시장 공략에 이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다양한 물류 루트 개발을 통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물류상품을 제공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면서 “이번 협약을 통해 아시아 넘버원 종합물류기업의 위상을 굳건히 하고 2020년 글로벌 톱5 물류기업을 향한 기반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판 마일트레인 시험운행 장면 /사진=코레일 제공

한편 지난해 5월 부산신항역-진례역 사이에서 길이 1.2km에 달하는 한국판 마일트레인(초장대화물열차)의 시범운행이 있었다. 무선으로 앞뒤 기관차를 연결해 제어하는 ‘분산중련제어시스템’과 함께 2단적재 화차를 테스트한 것. 이런 기술은 앞으로 TSR 등 북방물류가 본격화되면 빛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