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융당국이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율 원가 항목 중 하나인 마케팅비용의 반영비율 상한 인하를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카드사의 마케팅비용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로 이 비율의 상한을 내리면 카드사가 마케팅비용을 자율적으로 줄일 것이란 분석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카드수수료 원가 가운데 마케팅비용이 반영되는 비율의 상한 인하를 논의하고 있다.

이 비율의 상한은 현재 연매출 10억원 초과 가맹점의 경우 0.55%,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 가맹점은 0.2%다.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산출에 따라 연매출이 10억원을 초과하는 한 가맹점의 카드수수료율이 2.0%로 계산됐고 이 가운데 마케팅비용에 해당하는 수수료율이 1.0%(수수료율 2.0% 전체의 50%)여도 마케팅비용 분은 0.55%까지만 반영된다는 얘기다.


마케팅비용 반영비율 상한을 따로 두지 않으면 원가가 올라가 카드수수료도 인상해야 하는데 이를 막기 위한 조치다. 레드오션인 국내 카드시장에서 고객 유치를 위한 카드사의 무분별한 마케팅비용 증대를 억제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반대로 마케팅비용의 반영비율 상한이 내려가면 카드수수료 인하 여력이 생기게 된다.

당국이 이 비율의 상한 인하를 논의하는 것은 가맹점주의 카드수수료 부담이 과도하다는 주장이 잇따르자 수수료 인하 여력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수수료 원가는 자금조달비, 위험관리비, 마케팅비, 승인·매입비, 일반관리비, 조정비용 등으로 구성된다. 이중 비중이 높은 마케팅비용의 반영비율을 낮춰 카드수수료 인하를 견인한다는 의도다.

카드사가 마케팅비용을 자율적으로 낮추게 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금조달비 등 시장환경의 영향이 큰 다른 수수료 원가항목과 달리 마케팅비용의 증감은 카드사가 자율로 정할 수 있다. 반영비율 상한을 인하해 마케팅비 증대 유인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카드수수료 원가의 마케팅비 반영비율 상한이 인하되면 카드업계의 반발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카드업계 등 이해관계자들과 해당 비율 인하를 논의 중이며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카드사가 영업적인 면에서 마케팅비용을 많이 쓰는데 제고 여지가 충분하다”며 “올 연말 카드수수료 종합개편 방안 마련을 위해 다음달까지 적격 비용 산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마케팅 비용구조를 개선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정무위원회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8개 전업계 카드사가 지출한 마케팅비용은 3조3500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