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의 스포츠톡] 아시아 최초 EPL소속 50골 기록한 손흥민… 그가 남긴 BEST 5골
김현준 기자
|ViEW 2,223|
2016년 9월 아시아 선수로서는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한 손흥민. 다음해 4월에도 또 한번 이달의 선수에 선정되면서 프리미어리그와 토트넘 핫스퍼가 자랑하는 정상급 선수로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사진=로이터
대한민국 축구계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손흥민이 잉글랜드 무대 진출 3년 만에 토트넘 핫스퍼 유니폼을 입고 총 50골을 기록했다. 2017년 11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통산 20골을 기록하면서 박지성을 넘어 아시아 선수 EPL 최다 득점자로 등극한 손흥민은 꾸준히 득점에 성공하면서 토트넘 소속으로 50골이라는 놀라운 득점 기록을 남겼다.
여기에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SV(20골)과 바이어 레버쿠젠(29골)에서 넣은 골을 포함하면 개인 유럽 무대 통산 99골 고지에도 올라 통산 100골을 눈앞에 뒀다. 주력과 개인기가 뛰어날 뿐 아니라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해 다양한 골 장면을 연출한 손흥민은 3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 무대서 활약하면서 국내 팬들은 물론 세계 축구계를 흥분시키는 멋진 골들을 만들어냈다. 이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최고의 5골을 선정했다.
2015년 12월 28일(한국시간) 영국 왓포드 비커리지 로드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원정 경기 당시 경기 후반 44분 극적인 결승골을 넣은 손흥민. 해당 시즌 부상 등으로 프리미어리그 첫 시즌에 어려움을 겪었던 손흥민은 이날 결승골로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사진=로이터
1. 2015년 12월28일 왓포드 전 2015년 여름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첫 시즌 동안 다소 고전했다. 2015년 9월 카라바크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멀티 골을 뽑아낸 데 이어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에서도 멋진 결승골을 성공시키며 독일에서의 활약을 이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델레 알리와 크리스티안 에릭센, 에릭 라멜라가 버티는 2선에서 힘겨운 주전 경쟁을 이어가면서 주전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맨체스터 시티와의 7라운드 홈경기에서 부상까지 당하며 약 한달 반가량을 그라운드 밖에서 보내야 했다.
같은해 11월6일(한국시간) 유로파리그 J조 조별리그 안더레흐트전에서 교체 출전 후 무사 뎀벨레의 결승골을 도우며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지만 부상 후유증 등으로 고생하면서 힘겨운 시즌을 이어갔다.
2015년의 프리미어리그 마지막 경기는 손흥민에게 반등의 기회가 됐다. 그해 12월28일(한국시간) 영국 왓포드 비커리지 로드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원정경기 당시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44분 키에런 트리피어가 문전 앞으로 올린 크로스를 감각적인 힐킥으로 마무리하며 팀의 극적인 역전골을 뽑아냈다. 3개월이라는 긴 시간 끝에 시즌 4호 골을 성공시킨 손흥민은 이후 4골을 추가하면서 8골 5도움으로 시즌을 마쳤다.
특히 손흥민은 리그 35라운드 첼시 전에서 골을 넣는 등 시즌 막판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차기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2016년 12월 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화이트 하트레인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 스완지시티전에서 환상적인 시저스킥을 포함해 멀티골을 뽑아낸 손흥민. 시즌 초반 폭발적인 득점행진을 벌이다 잠시 주춤했던 손흥민은 이날 득점을 이후로 다시 골 행진을 재개했다. /사진=로이터 2. 2016년 12월4일 스완지시티 전 2016-2017시즌은 손흥민에게 최고의 한해였다. 2016년 9월 리그에서만 4골 2도움 맹활약을 펼치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했으며 이듬해 4월에도 선정되면서 한 시즌에 2차례나 이달의 선수상을 거머쥐었다. 여기에 시즌 통산 21골 7도움을 기록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시즌 20골을 넣은 선수로 기록되는 등 역대급 시즌을 보냈다.
해당 시즌에서 들쭉날쭉한 경기력은 유일한 흠이었다. 9월에 역대급 활약을 보인 이후 10월과 11월 단 한골도 넣지 못하면서 거센 비판을 받았고 각종 이적설이 쏟아졌다. 3경기 연속으로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는 등 힘든 시기를 보냈다. 소속팀 토트넘 역시 시즌 첫 8경기에서 5승 3무를 거두며 선두 경쟁을 이어갔지만 팀의 간판 골잡이 해리 케인과 주전 수비수 토비 알데르베이럴트의 부상 공백이 갈수록 커지면서 이후 5경기 동안 1승 3무 1패에 그쳐 선두 첼시와 승점이 7점까지 벌어졌다.
2016년 12월4일(한국시간)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 스완지전은 손흥민과 토트넘에게 터닝 포인트가 됐다. 전반 종료 직전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알리에게 패스를 받은 에릭센이 슈팅을 때렸으나 수비수에게 막혔고 공은 손흥민에게 향했다. 손흥민은 바운드된 볼을 환상적인 시저스킥으로 마무리하면서 팀의 두번째 골을 넣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손흥민이 “들어갔을 때 너무 행복했고 내 베스트 골 중 하나”라고 평가할 정도로 멋진 골이었다.
이날 5-0 대승을 거둔 토트넘은 다음 경기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0-1로 석패했지만 이후 파죽의 5연승을 거두며 리그 1, 2위인 첼시와 리버풀을 맹추격했다. 오랜 기간 무득점 부진을 깬 손흥민도 이후 2017년 1월에만 4골을 몰아치면서 정상궤도에 올랐다.
2017년 5월 19일(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시티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레스터 시티전에서 2골 1도움 맹활약한 손흥민(왼쪽). 이날 멀티골로 시즌 골 수를 '21'로 늘리며 2016-2017시즌을 최고의 시즌으로 마무리했다. /사진=로이터 3. 2017년 5월19일 레스터시티 전 2016-2017시즌 토트넘은 시즌 중반부터 엄청난 상승세를 보이며 선두 첼시를 끝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역대급 페이스를 보인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첼시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해당 시즌 첼시는 30승 3무 5패 승점 93점을 기록하면서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최다승, 2004-2005시즌 주제 무리뉴 감독의 첼시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승점을 획득한 팀이었다(최다승과 최다 승점 기록은 다음 시즌 32승 4무 2패 승점 100점 득실차 79라는 게임 같은 성적을 남긴 맨체스터 시티에 의해 새롭게 경신된다).
첼시에게 밀리며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한 토트넘이었지만 구단 역사상 최다 승점(87점)을 획득했고 2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직행에 성공하는 등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첼시의 우승이 이미 확정된 2017년 5월19일(한국시간)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경기. 직전 경기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2-1로 승리를 거둔 토트넘은 영국 레스터시티 킹파워 스타디움 원정경기에 나섰다.
이날 경기의 홈팀이자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레스터 시티는 구단 역사상 처음 출전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8강에 오르며 선전했지만 리그에서는 12위에 그쳤다. 프리미어리그 우승 당시 핵심 선수였던 은골로 캉테가 첼시로 이적한 후 그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으며 ‘태업 논란’에도 휩싸이는 등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다소 부진했다.
유럽대항전 출전권이나 우승·강등권 탈출 등이 걸려있지 않은 상태에서 치러진 해당 경기는 토트넘의 일방적인 골 폭죽 쇼로 끝이 났다. 전반에만 2골을 몰아친 토트넘은 후반에 4골을 더하며 무려 6-1 대승을 거뒀다.
손흥민 역시 이날 1도움을 포함해 2골을 추가하면서 팀의 대승과 함께 역사적인 시즌 20호골과 21호골을 기록했다. 전반 35분 알리와 함께 멋진 골을 합작한 손흥민은 후반 25분 재치 있는 드래그 백으로 레스터 시티의 수비수 대니 모건을 제친 후 정교한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키퍼 카스퍼 슈마이켈까지 무너뜨리며 시즌 21호골을 기록했다. 21골이라는 수치와 함께 손흥민이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손꼽히는 선수로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손흥민이 이후 치러진 38라운드 헐시티와의 홈경기에서 득점에 실패하면서 해당 골은 손흥민의 2016-2017시즌 피날레를 장식한 기념비적인 골로 남았다.
2018년 1월 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서 귀중한 동점골을 성공시킨 손흥민(오른쪽). 손흥민은 해당 시즌 총 18골 11도움을 기록했으며,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선정하는 시즌 랭킹에서 10위에 오르는 등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윙어로 발돋움했다. /사진=로이터
4. 2018년 1월6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전 손흥민은 2016-2017시즌 21골 7도움을 기록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유럽 무대에서 20골 고지를 돌파했다. 1985-1986시즌 차범근의 19골을 넘는 대기록이었다. 2017-2018시즌에서는 더 완숙한 플레이를 펼치며 18골 11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프리미어리그에서만 12골을 넣어 에당 아자르, 글렌 머레이, 리야드 마레즈와 함께 개인득점 공동 10위에 올랐으며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선정하는 시즌 랭킹에서도 10위에 안착하며 유럽 무대 정상급 윙어로 발돋움했다.
2017년 9월14일(한국시간)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1차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원정경기서 환상적인 ‘무각슛’을 성공시키며 시즌 첫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12월에만 개인 월간 최고 기록인 4골 3도움을 몰아쳤다. 반면 소속팀 토트넘은 초반 부진이 길어지면서 해당 시즌 18라운드까지 9승 4무 5패 리그 7위까지 처졌다.
이후 박싱데이 기간을 거쳐 리그에서 3연승을 달리며 5위 아스날과의 승점차를 1점까지 추격한 토트넘은 지난 1월5일(한국시간) 당시 리그 18위 강등권으로 처졌던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홈에서 맞았다. 토트넘의 낙승이 예상됐지만 오히려 페드로 오바앙에게 선제골을 얻어맞으며 웨스트햄에 0-1으로 끌려다녔다.
이후 토트넘의 파상공세에도 웨스트햄의 골문이 열리지 않아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 손흥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 38분 하프라인 근처에서 볼을 받은 손흥민은 웨스트햄의 수비 라인이 페널티박스 근처에 몰려있자 다소 먼 거리에서 강력한 중거리 슛을 날렸다. 손흥민의 오른발 아웃프런트에 제대로 얹힌 볼은 웨스트햄의 골키퍼 아드리안을 무너뜨리며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동점골에 힘입어 귀중한 무승부를 거둔 토트넘은 전날 첼시와 비긴 아스날을 득실차로 제치고 리그 5위로 올라섰다. 이후 토트넘은 16경기서 11승 3무 2패를 거두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어 3위로 리그를 마치고 3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냈다,
지난 2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의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홈경기에서 리그 첫 골을 신고한 손흥민. 이날 환상적인 골을 성공시키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사진=로이터
5. 2018년 11월25일 첼시 전 손흥민 개인 커리어 역사상 가장 멋진 골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놀라웠다. 골이 터진 상황도 극적이었는데 손흥민은 이 경기 전까지 프리이머리그가 12라운드까지 진행되는 동안 단 한골도 넣지 못한 상태였다.
손흥민은 2018 러시아 월드컵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연이어 출전하는 강행군을 치르면서 유럽무대 진출 후 가장 오랜 기간 부진의 늪에 빠졌다. 반면 포지션 경쟁자인 에릭 라멜라는 6골 3도움을 기록하면서 토트넘 입단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장기화된 부진 속에서 지난 1일(한국시간) 웨스트햄과의 카라바오컵 경기서 시즌 1, 2호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이후 선발과 교체 출전을 오가며 컨디션을 조율했다. 11월 A매치 기간에는 한국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면서 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지난 2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의 프리미어리그 홈경기에서 우리가 알고 있었던 손흥민이 돌아왔다. 그러나 첫골의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손흥민은 전반 9분 에릭센과 환상적인 2 대1 패스를 주고받은 후 때린 슈팅이 골대 위를 살짝 벗어나는 등 한결 가벼운 움직임을 보였다. 이후 계속되는 역습 상황에서 좋은 기회를 가져갔지만 첼시 골키퍼 케파 아리사발리가의 선방에 막혀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 8분 놀라운 장면이 탄생했다. 팀 동료 알리가 후방에서 찔러준 볼을 받은 손흥민은 하프라인 근처에서부터 엄청난 속도로 질주했다. 첼시 미드필더 조르지뉴가 계속해서 따라붙었으나 손흥민을 전혀 견제하지 못했고 협력수비를 하려고 나온 다비드 루이스도 터치 한번에 무너졌다. 페널티박스 안으로 진입한 손흥민은 정교한 왼발 슈팅으로 골문을 열어젖히며 팀에 3-0 리드를 안겼다.
이 장면을 지켜본 현지 해설자들과 팬들 모두 ‘손흥민 인생 최고의 골’이라는 극찬을 쏟아냈다. 홀로 적진을 돌파해 첼시를 완전히 무릎 꿇게 만든 손흥민의 골은 ‘월드클래스’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토트넘 입단 후 가장 긴 침체를 겪었던 손흥민은 이날 ‘원더골’을 터뜨리며 토트넘의 ‘7번’이 완벽하게 부활했음을 만천하에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