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는 상반기에 호황을 누리다 하반기에는 ‘검은 10월’까지 경험하는 등 변동성이 큰 한해였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그룹 계열사는 부진한 실적에 전망마저 좋지 못해 시가총액 순위가 급락했고, 삼성생명도 저금리 장기화에 즉시연금·지배구조 개편 이슈 등으로 순위가 추락했다. 반면 SK텔레콤은 5G 활성화 기대에 시총 ‘톱10‘ 종목에 합류했다.

화장품업종도 양대 종목의 희비가 엇갈렸다. LG생활건강이 ‘후’와 ‘숨’이 중국 시장에서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잡으면서 순위가 상승한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와 채널경쟁력 약화에 시총 20대 종목에서 밀려났다.


◆'반도체 2강' 공고… '셀트리온·SKT' 급등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종가 기준 시총 상위 20위 종목 중 10개 종목은 지난해 말에 비해 순위가 상승했고 7개 종목은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14.9%(368.07포인트) 떨어져 증시가 요동쳤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우선주는 1~3위 자리를 유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하반기 들어 반도체 고점 논란으로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5월초 액면분할 후 공모가(5만1000원)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지만 3위와 격차가 커 변동은 없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말 8위에서 4위로 4계단 올라섰다. 4분기 들어 제약바이오주가 주춤하기도 했지만 셀트리온은 실적 부진에도 내년 미국 시장에서의 트룩시마 출시 기대감에 대장주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LG화학은 7위에서 5위로 2계단 올라섰고 6위인 SK텔레콤은 무려 10계단이나 점프했다. SK텔레콤을 비롯해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약진이 두드러졌는데 내년 5G 상용화를 앞두고 기대감이 높아진 이유가 컸다. 이 기간 SK텔레콤의 시총은 4.3%, LG유플러스는 18.6% 증가했으며 LG유플러스는 순위도 53위에서 41위로 뛰어 올랐다. KT의 시총은 1.8% 감소했지만 코스피 하락폭에 비해서는 작았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5G가 전세계 이슈로 부각되면서 통신업종 대표주인 SKT에 투자가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양상”이라며 “내년 6년만에 높은 영업이익 성장 예상, 요금인가제 폐지·단말기완전자급제 도입 가능성 고조, 중간지주사로의 전환·주당배당금 증가로 기업 가치 증대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8위는 거래정지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지난해 말보다 5계단 올라섰다. 올 들어 시총이 급증하며 한때 셀트리온을 앞서기도 했지만 분식회계 논란에 주가가 크게 떨어졌고 7위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상장폐지가 안될 경우 예상 거래재개일은 내년 1월 말이다.

이 밖에 신한지주(3계단↑), 삼성물산(1계단↑). SK(3계단↑), SK이노베이션(2계단↑), LG생활건강(2계단↑)이 순위가 상승했고 KT&G는 3계단 상승하며 20대 종목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현대차·삼성생명·아모레퍼시픽 '추락'
현대차는 지난해 4위에서 8위로 4계단, 현대모비스는 10위에서 19위로 9계단 급락했다. 올해 실적 부진에 더해 좋지 못한 전망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9210억원으로 1년 새 49.4% 급감했고 미국 시장에서는 엔진리콜 적정성 여부 조사 및 신차 수요 감소 등으로 전망도 불투명하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중 시장의 신차 수요 감소와 유럽·이머징 시장 수요둔화로 인해 내년 글로벌 수요 역성장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내년 신형 쏘나타가 공개되지만 미국 세단시장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전망이 밝지 않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7년 만에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순위는 5위에서 9위로, 네이버는 액면분할 후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며 6위에서 10위로 4계단씩 떨어졌다. KB금융은 9위에서 11위로 내려가며 톱10에서 밀려났고 한국전력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0분의 1토막 나며 2계단 하락한 15위에 랭크됐다.

삼성생명은 11위에서 18위로 7계단이나 하락했다. 기준금리가 지난 11월 이후 1년째 1.50%에 머물면서 생명보험주 주가가 좋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더해 삼성생명은 즉시연금 이슈에 지배구조 개편 이슈까지 맞물려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 주가는 2012년 2월 이후 처음으로 8만원대까지 추락한 상황이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감독당국이 즉시연금 미지급 재조사를 계획하고 있는 점이 부담”이라며 “최종 결정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고 자살보험금 사례가 있어 승소에도 시장 우려 지속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20위였던 아모레퍼시픽은 34위로 14계단이나 밀려나며 ‘20대 클럽’에서 탈락했다. 화장품 양대 종목인 LG생건이 2계단 상승한 것과 대조된다. 브랜드 경쟁력의 차이가 주가에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LG생활건강은 중국 화장품 시장이 럭셔리·프리미엄 중심으로 성장률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후’와 ‘숨’이 중국 시장 내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며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마케팅 및 인수합병(M&A) 투자 등을 고려하고 있지만 공격적인 투자 진행으로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