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 서울금융센터 제막식. 사진제공=DGB금융

지방은행이 수도권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방을 떠나 서울과 수도권에 점포를 늘려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려고 노력 중이다.


지방은행은 은행법에 따라 거점지역 외에 서울과 광역시 등 특정 지역에서만 영업할 수 있다. 하지만 2015년 금융당국이 경기도 지역의 영업을 열어주면서 수도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대구은행은 서울 강남에 복합점포를 오픈했다. 삼성동에 위치한 강남 영업점에 하이투자증권의 증권 업무를 결합한 점포다. 대구은행은 올 하반기에 1곳의 복합점포를 서울에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경남은행은 올해 수도권에 2개 지점을 추가로 개설한다. 경기도 하남 미사강변신도시와 시흥에 지점을 연다. 광주은행도 올 하반기에 수도권에 점포를 추가로 설치할 방침이다.


◆늘어난 연체율, 수도권 영업 늘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부산·경남·광주·전북·대구·제주은행 등 6개 지방은행의 국내 점포수는 935개로 3년 전보다 30개(3.2%)가 줄었다. 반면 수도권 점포수는 74개로 57개에서 17개(29%) 늘었다.

지방은행이 수도권 점포를 늘리는 이유는 조선·자동차 등 주요 제조업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지역경제가 가라앉고 있어서다. 경제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자영업자와 기업의 신용이 악화되면서 6개 지방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액(잔액 기준)은 2015년 745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650억원까지 증가했다.


특히 거제·창원·울산 등 조선·자동차산업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지역의 지방은행은 연체금액과 연체율이 크게 늘었다. 부산은행은 연체금액이 2015년 176억원에서 지난해 504억원으로 2.9배로 늘었다. 연체율은 0.2%에서 0.43%로 증가했다. 경남은행의 연체금액은 123억원에서 417억원, 연체율은 0.16%에서 0.39%로 각각 치솟았다.

광주은행과 대구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광주은행은 가계대출 연체금액이 2017년 147억원에서 지난해 238억원으로 60% 늘었고 대구은행도 187억원에서 지난해 261억원으로 40% 증가했다.

수익 악화에 직면한 지방은행은 금융지주가 직접 나서 영업력을 재정비하고 있다. 외부에서 영업노하우를 쌓은 금융지주 회장이 취임한 후 수도권 영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하나생명 사장 출신인 김태오 DGB금융 회장은 지난해 5월 취임 후 수도권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역임한 김지완 BNK금융 회장도 수도권 영업에 공을 들인다. 김 회장은 “부산은행은 수도권에 고르게 진출해 있어 경남은행을 수도권에 재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 3월 취임한 김기홍 JB금융회장은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에 돌입했다.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은 ‘오픈뱅킹플랫폼’(OBP)사업을 확대해 영업점이 부족한 한계를 디지털금융으로 극복할 계획이다.

지방은행 중에서 수도권 점포가 많은 곳은 광주은행(31개), 전북은행(16개), 부산은행(11개), 대구은행(8개), 경남은행(6개), 제주은행(1개) 순이다. 광주은행은 전체 142개 점포 중 서울, 경인 등 수도권 점포 수익비중이 30%에 이른다. 전북은행도 수도권 이익이 35.6%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조선과 해운, 자동차업종의 부진과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로 수도권 진출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점포 개설과 디지털금융을 확대해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쏠림현상… 불균형 우려
은행권의 수도권 영업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포화상태에 이른 서울지역에 지방은행까지 추가되면서 영업쏠림 현상이 심각하다. 전국에 분포한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은행의 점포는 약 3500여개로 2400여개가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 밀집했다. 비율로 따지면 시중은행의 점포 70%가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

농협은행을 포함한 5대 시중은행의 총 점포수는 4700여개로 수도권 점포는 2900여개에 달한다. 비교적 지방점포가 많은 농협은행을 포함해도 수도권 점포 비중은 60% 이상이다. 서울에 위치한 점포수는 평균 350여개로 경기와 인천에 있는 점포수에 비해 2배가량 많다.

반대로 지방 점포는 줄고 있어 금융격차 확대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지역금융을 책임지는 지방은행이 수도권 진출에 몰두해 지방금융 소외와 불균형 현상이 심화할 것이란 지적이다. 지방은행은 점포를 줄이는 대신 디지털금융을 늘리고 있지만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고령층은 디지털금융 거래가 저조하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도 시지역 거주자의 74.1%가 온라인뱅킹 이용 경험이 있는 반면 군지역 거주자의 이용률은 56.3%에 그쳤다.

은행권은 이달부터 점포 통합‧폐쇄 시 대체수단을 마련하는 공동 가이드라인을 시행한다. 고령층 등 금융취약계층의 분포가 높은 점포는 다른 기관과 창구업무를 제휴해야 하는 게 주요 골자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은 은행 자율에 맡겨 지방점포 축소에 따른 대체수단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방은행은 금융의 지역 분산과 지역경제의 균형적인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탄생한 만큼 점포 운영전략에 지역밀착형 방안과 수익을 동시에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5호(2019년 6월4~1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