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짝퉁시계 판매 논란'이 온라인쇼핑몰 '짝퉁 유통' 문제로 옮아가는 분위기다. 온라인상에서 짝퉁 제품 유통이 '비단 쿠팡만의 문제가 아니다'는 소비자 여론이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세계 최대 글로벌 온라인쇼핑업체인 아마존도 짝퉁 제품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대형 인터넷 쇼핑몰 쿠팡이 유명 시계의 짝퉁 500여종을 판매하고 있지만 법적 제재를 받고 있지 않다”며 “쿠팡의 짝퉁 판매가 건전한 소비시장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판매자들이 짝퉁시계를 버젓이 팔고 있음에도 쿠팡 측이 특별한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짝퉁 논란' 굴레, 오픈마켓의 고민
현행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전자상거래를 하는 사업자 또는 통신판매업자가 거짓 또는 과장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을 사용해 소비자를 유인 또는 소비자와 거래하는 행위는 금지돼 있다.
쿠팡처럼 제품 설명에 ‘정품급’ ‘레플’ 등 짝퉁을 암시하는 표현들이 적혀 있는 경우에는 이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김대붕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 전무는 “이런 제품을 판매하는 판매업체는 상표법 위반이지만 상표권자가 대부분 유럽에 있어 감정에 시간이 걸리고 판매업체가 자취를 감추면 적발이 쉽지 않다”며 “사실상 무방비 상태로 짝퉁 시계가 버젓이 유통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판매자가 입점해 제품을 파는 형태의 오픈마켓 업체들은 사실상 '짝퉁 논란'에서 자유롭기 힘들다. 판매 공간, 즉 '플랫폼'만 제공하기 때문에 자기들이 일일이 감독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오픈마켓들은 짝퉁 판매가 의심되는 상품 발견 시 브랜드 본사에 감정을 의뢰해 진품 여부를 확인한다. 또 소비자들에게 신고를 받고 제재를 가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짝퉁업자들을 모두 잡아낼 수 없다고 말한다.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하루에도 수백, 수천곳의 판매사들이 상품 판매를 진행하는 곳이 오픈마켓"이라며 "단속을 보다 강화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짝퉁판매업체를 잡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아마존도 짝퉁으로 '골머리'
글로벌 온라인쇼핑사이트 아마존도 짝퉁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 4월 아마존은 일본어 사이트에서 프랑스 고급브랜드인 '고야드'의 짝퉁 제품을 '아마존 추천' 상품으로 올려 망신살을 샀다.
해당 제품은 7980엔(약8만1000원)에 판매됐다. 고야드가 판매하는 정상제품 가방은 13만엔(약 132만원)에 달한다.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한 원인은 아마존이 짝퉁 제품을 걸러낼 때 ‘인공지능(AI)’ 의존도가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아마존 일본어 사이트에서 짝퉁 제품이 판매된 사례는 독일에서 탄생해 한국 브랜드가 된 MCM의 지갑 등 20개 이상으로 알려졌다.
이를 제외하고도 전문가들은 아마존에서 짝퉁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말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상품 종류를 자랑하는 만큼 짝퉁량도 그에 못지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아마존은 무분별한 짝퉁 제품 판매를 막기 위해 3월부터 '프로젝트 제로(Project Zero)' 프로그램을 시범 도입했다. AI가 매일 50억건 이상의 판매 제품을 검사하고 가짜 상품을 찾아낸다. 또 판매 업체가 가짜 상품을 직접 제거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하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일 수억건의 거래가 진행되는 아마존의 경우 짝퉁 판매자를 인간이 걸러내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하지만 AI를 통해 짝퉁 여부를 감별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짝퉁 제품을 걸러내는 것은 모든 업체들의 고민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