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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공포와 국제유가 급락 충격으로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전문가들은 WHO 코로나19 팬더믹(세계적 대유형) 악재로 인한 내수 충격과 수출 부진이 당분간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내다본다. 다만 각국 정부 부양정책이 효과를 발휘한 후에는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 바닥을 확인했다는 낙관론과 정책 기대감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1일(현지시각)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인 10일보다 1464.94포인트(5.86%) 하락한 23553.22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700포인트 가까이 밀렸다가 장 막판 낙폭을 줄였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140.85포인트(4.89%) 하락한 2741.3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392.20포인트(4.70%) 내린 7952.05에 각각 마감했다. 

지난 9일 2013.76포인트 폭락했던 다우지수는 10일엔 트럼프 대통령의 경기부양책 소식으로 1167.14포인트 급반등해 전날 하락 폭 절반을 회수했다. 2009년 이후 약 11년간 이어진 장기 강세장이 마침내 막을 내린 셈이다.  다우지수는 WHO 발표에 낙폭을 더 키워 약세장으로 진입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코로나19에 대해 '팬더믹'을 선언했다. WHO는 코로나19가 통제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당분간 감염이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럽 증시도 11일(현지시간) 반등을 시도했으나 결국 하락 마감했다. 영국 FTSE 100 지수는 1.40% 내린 5876.52를 기록했고, 프랑스 CAC 40 지수는 전장보다 0.56% 떨어진 4610.25로 거래를 마쳤다.

12일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폭락했다.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장 대비 5.17%나 급락한 1만8412.24로 오전장을 마감했다. 닛케이지수는 지난달 21일에만 해도 2만3380선을 오르내리다 보름여 만에 1만8400선까지 주저앉았고, 항셍지수 역시 지난 6일 1만450선을 유지하다 1만선을 내주고 9600선까지 미끄러진 상황이다. 전날보다 1.09% 내린 2936.02로 장을 시작한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오후 1시 43분 현재 전장 대비 1.34% 떨어진 2928.80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도 ‘공포의 목요일’ 이다. 지난 9일 코스피는 외국인의 사상 최대 규모 순매도에 4% 넘게 폭락했고, 코스닥 지수 역시 4%가 넘는 하락을 보였다. 지난 9일 외국인 투자자는 역대 사상 최대로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이날 1조312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관련 기록 집계가 시작됐던 1999년 이후 사상 최대 일일 순매도 금액이다. 종전 기록은 2010년 11월11일(1조3099억원 순매도)이었다. 

이날 한국거래소는 코스피200 선물이 전 거래일 대비 5% 이상 하락한 가격으로 1분 이상 지속되자 오후 1시 4분경 사이드카를 발동했다고 공시했다. 사이드카란 시장 상황이 급변할 경우 프로그램 매매 호가를 일시적으로 제한함으로써 프로그램 매매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로 코스피에는 지난 1996년 11월 25일에 도입됐다. 

코스피는 오후 1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4.14% 하락한 1,829.08로 거래 중이다. 코스피는 이날 장중 5.23%까지 빠지며 1,808.56까지 내려앉았다. 이후 소폭 반등했지만 약세를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6000억 원어치 이상 주식을 팔아치우며 주가 하락세를 이끌고 있다. 개인과 기관투자자들이 각각 3800억원, 190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하락을 막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5.25% 하락한 564.32로 거래중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지난 9일(현지시간) 환매조건부채권 거래 한도를 늘리는 등 유동성 공급책을 긴급 발표했다. 한국 금융당국도 주가 폭락에 대응하기 위해 공매도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증시 폭락의 이유에는 코로나19 확산세와 더불어 국제 원유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겹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 추이와 각국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 주요 경제지표 등이 증시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포가 보편화될 때쯤 시장은 바닥을 모색한다”며 “금융시장은 코로나19 이슈로 여전히 어지럽지만 이제부터는 지나친 비관론보다 향후 가시화될 정부의 부양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창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펜데믹 우려가 커지며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며 “2008년 이후 7차례 코스피 하락 국면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금리인하, 양적완화 등 정책 대응으로 반등했고 밸류에이션 일정 수준(15~20%) 하락 후 저점에서 반등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바닥이 그리 멀지 않았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대세 하락으로 접어드는 과정일지라도 국지적으로 급락과 반등을 반복한다”며 “이때 주식시장의 급락은 매도 클라이맥스를 통해 바닥을 형성하는 것으로 당시 유추할 수 있는 악재를 상당 부분 반영, 주식시장이 잠시 진정 국면에 접어드는 것을 말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 연구원은 “아직 달러는 약세이지만 지금처럼 리스크 확대 국면에서 강세 전환이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달러 강세에 따른 수급 불안에 의한 변동성 확대가 나타난 후 매도 클라이맥스를 맞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때 주식시장이 국지적인 바닥권을 형성할 것이란 설명이다.

한편 모하메드 엘 에리언 경제 자문은 뉴욕증시가 바닥을 찍을 때까지 추가로 20~30% 더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리언 자문은 CNBC에서 “증시가 아직 바닥을 치지 못했다”며 “변동성이 크지만 현재로선 불행히도 하락 추세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6호(2020년 3월17~2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