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0석 발언' 이용하는 통합당, 왜?━
총선을 하루 앞둔 14일 통합당은 전국 253개 지역구 중 120석 안팎을 확보할 것이라는 자체 전망을 내놓았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일 전망치인 130석에서 하향 조정한 것이다. 다만 보수 결집에 따라 막판 판세가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
통합당은 막판 보수 결집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당초 통합당은 '바꿔야 한다'는 슬로건을 들고 나와 최대 과반(150석)이 넘는 의석수를 노린 바 있다. 하지만 당내 막말 논란으로 수세에 몰리자 태도를 바꿔 최근 '읍소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지난 12일부터는 '폭주냐 견제냐'로 슬로건도 바꿨다.
특히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범진보 180석 확보' 발언이 통합당의 '독주 견제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박형준 통합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전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이 말하는 180석, 결정적으로 국회를 운영할 수 있는 의석을 저지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어 "주말에 여러 자체 여론조사와 판세 분석을 해보니 너무나 심각하다는 인식을 했다. 사실 이대로 가면 개헌 저지선(100석)까지 위태롭다는 게 저희의 솔직한 마음"이라며 "특정 세력이 일방적으로 좌지우지하는 나라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정말 국민들이 이번에 마지막으로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라를 망쳤는데도 180석이면 이 나라의 미래는 절망이다. 절대 권력의 폭주를 견제할 힘을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상하는 의석수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권을 견제할 수 있는 충분한 의석을 국민들께서 우리들에게 주시리라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
통합당 '엄살 전략' 통할까
━
통합당이 위기론을 꺼내든 건 '언더독'(약세 후보가 이기길 바라는 동정심이 혹은 강자에 대한 견제 심리)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여권 180석' 발언에 힘을 실어 반대급부로 지지층 결집 및 동정론을 확대하려는 것. 실제로 보수층과 '샤이보수'로 불리는 무당층을 끌어모은다면 언더독을 누릴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언더독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당시 선거 정국에서 여당이던 새누리당(통합당의 전신)이 170~180석으로 압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야권 표심이 분산될 거라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이와 달랐다. 민주당이 123석, 새누리당이 122석을 가져가면서 민주당이 원내 1당을 차지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180석 발언'이 언더독 효과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통합당이 보수를 결집시키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통합당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이 '개헌저지선(100석)도 위태롭다'며 '샤이 보수'를 자극했다"며 "보수층 결집을 향한 시대착오적 구애의 손짓이 낯부끄럽다"고 비난했다.
이해찬 대표도 같은 날 통합당을 향해 "일주일 전만 해도 과반을 넘는다고 큰소리치다 지금은 무릎을 꿇는 읍소 작전"이라며 "정치가 추태를 부려선 안 된다"고 일갈했다.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이수진 민주당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헌 저지선, 100석을 지켜달라는 '엄살'이 보수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고 있다"고 적었다.
통합당 내에서도 위기론이 긍정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형준 위원장은 지난 12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보수 표심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며 "'바람이 불면 140석까지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