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빈과일보 창업주 지미 라이. © AFP=뉴스1

(서울=뉴스1) 윤다혜 기자 =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와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의 창업주인 지미 라이(黎智英)가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10일 로이터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라이는 이날 새벽 호마틴 지역에 있는 자택에서 홍콩 경찰의 보안법 전담 조직인 국가보안처에 체포됐다.

빈과일보를 운영하는 언론기업 넥스트미디어그룹의 한 임원은 이날 트위터에서 라이가 외세와의 결탁 혐의로 체포됐다고 전했다. 라이는 넥스트미디어 그룹 회장으로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매체인 '빈과일보'의 발행인이다.


라이의 두 아들도 빈과일보 경영진으로 홍콩보안법에 따라 외국 세력과 결탁한 혐의로 체포됐다.

라이의 체포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지난달 1일 보안법이 시행되며 처벌이 대폭 강화된 이후로는 처음이다. 라이는 지난 2월 지난해 8월31일 불법 시위에 참여하고, 친중성향 매체 기자에게 폭언을 한 혐의로 체포됐지만 보석으로 풀려났다.

보안법에 따르면 '외세와의 결탁' 혐의로 체포된 라이는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홍콩 빈과일보 창업주 지미 라이. © AFP=뉴스1

◇ 반체제 언론 빈과일보 창업주 : 라이는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를 창업한 성공적인 사업가이자 '빈과일보'의 창업주로 홍콩 언론계의 거물이다.
그의 재산은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BBC에 따르면 10억달러(1조1865억 원)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CNN에 따르면 라이는 중국 광둥성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12살 때 낚시배를 타고 홍콩으로 밀입국했다. 그는 당시 섬유공장에서 일하며 한 달에 60홍콩달러(9185원) 가량을 벌었고 홍콩의 가장 가난한 지역에서 10명이 넘는 사람들과 아파트를 공유하며 살았다.

라이는 이후 20년간 영어를 배우고 영업사원으로 일하며 자신만의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를 만들었다.

◇ 천안문 사건 보고 빈과일보 창간 : 성공한 사업가로 살던 그는 1989년 중국 천안문 사건을 보고 인생의 전환기를 맞는다. 톈안먼 민주화 시위가 유혈 진압되는 것을 목격한 뒤 언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신문사 '빈과일보'와 주간지 '넥스트 매거진'을 설립한 것.

그가 설립한 빈과일보는 지난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시위 당시 홍콩 경찰의 과도한 진압 행위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는 대표적인 반중매체다.

이 결과 빈과일보는 경영난을 맞아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 SCMP 등에 따르면 빈과일보의 모회사 넥스트디지털의 2020년 1분기 순손실은 지난해 보다 23% 증가한 4억1530만 홍콩달러(648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빈과일보는 수익 악화로 대만 지사 직원 140명을 해고하기도 했다.

◇ 홍콩 반체제 4인방 중 1인 : 성공한 사업가였지만 중국 공산당에 비판적이었던 그는 중국 관영 매체들로부터 '반체제 4인방'중 한 명으로 꼽히며 위협에 시달렸다.

불우한 가정환경을 이겨낸 성공한 사업가로 사회적 명성과 부를 얼마든지 누릴 수 있었던 라이는 과거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빈과일보를 창립하고 민주주의 투쟁에 나서면서 내가 가지지 못했던 삶의 의미를 부여받았다"며 "그건 정말 대단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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