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6월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 밝혔다. 오는 9월10일 이동걸 회장의 임기 종료일이 다가오면서 연임 가능성이 제기되자 부담을 느낀 듯한 발언이다.
금융권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기업의 위기가 커지고 있어 이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제기한다. 두산중공업·아시아나항공·기간산업지원기금 등 산업은행의 산적한 과제를 마무리하려면 지휘관을 유지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 회장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 ▲한국금융연구원장 등을 두루 지냈고 재벌개혁을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교사 중 한 명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 때는 대선캠프 비상경제대책단에 참여하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금융위원장 후보군으로 분류됐지만 산업은행의 기업 구조조정 업무를 추진할 적임자로 발탁됐다. 원칙주의자인 이 회장이라면 국책은행의 구조조정 임무를 뚝심 있게 밀고 나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예상대로 이 회장이 산업은행 회장으로 등판하자마자 수많은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금호타이어 ▲한국GM ▲STX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동부제철 등의 구조조정을 마무리했고 최근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아시아나항공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코로나19에 항공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HDC현산이 금호산업에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를 요구하는 등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이 회장은 “1960년대 연애편지 쓰는 것도 아니고 직접 만나러 와라”며 속도를 낸 바 있다.
‘노딜’로 기울던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HDC현산과 금호산업과의 만남으로 새 물꼬를 틀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채권단을 대표하는 이 회장의 역할에 이목이 집중된다. 산적한 구조조정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 회장만큼 적임자를 찾기가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일각에선 이 회장이 다른 직으로 이동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역대 산업은행 수장 중에서 연임한 사례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1954년 설립 이후 구용서 초대 총재와 15~17대의 김원기 전 총재, 25~26대의 이형구 전 총재 등 세 명이 연임됐다. 정부가 이 회장의 ‘유임’을 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산업은행 신임 회장 선임 시기를 미루면 자동적으로 유임된다.
이 회장은 “최고경영자의 책무는 임기 마지막 날까지 주어진 임무를 다 하는 것”이라며 “임기는 본질이 아닌 문제이기 때문에 산은 역할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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