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중점 추진하는 5·18 민주화운동 관련법안들의 개정작업이 호남 민심을 끌어안으려는 미래통합당 '서진(西進) 정책'의 성패를 가를 최대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를 방문해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당의 과거 행태를 사죄하며 무릎을 꿇고, 통합당 국민통합위원회가 '호남지역 인사 비례대표 당선권 25% 배치', '호남 제2지역구 갖기 운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진정성'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5·18 관련법의 처리에 협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서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1일 "통합당이 국민과 역사 앞에 진심으로 사죄하는 길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5·18민주화운동 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라며 "개정안 처리에 협력할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부터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형석 최고위원도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서는 5·18 역사왜곡처벌법 처리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며 "5·18 폄훼세력과 단절하겠다고 말로만 하는 것은 '무릎 사죄'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공허한 메아리"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Δ5·18 민주화운동 특별법 개정안(5·18 역사왜곡처벌법) Δ5·18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개정안 Δ5·18 공법단체 설립법 개정안 등 '5·18 3법'을 당론 차원에서 입법 추진하겠다며 이에 대한 통합당의 협조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호남 끌어안기에 나선 통합당 내에서는 5·18 관련법 처리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라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특히 역사왜곡처벌법과 5·18민주유공자·유가족에 대한 보훈지원금 지급 근거를 담고 있는 유공자예우법 개정안을 놓고는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어 당내 공감대 형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은 인정하지만, 역사왜곡처벌법은 위헌 소지가 있고, 5·18유공자예우법은 다른 유공자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반대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통합당은 지난 5월 20일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처리된 과거사법 개정안의 상임위 심사 과정에서 피해자에 대한 배상·보상을 규정하는 조항에 반대했는데, 석 달 만에 입장을 뒤집기가 쉽지 않다.
통합당 국민통합위원회도 이런 당내 기류 때문에 5·18유공자예우법 개정안 등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당 차원에서 민주당 측이 발의한 5·18유공자예우법 개정안과 같은 내용의 법안을 발의할지, 민주당이 발의한 개정안에 찬성할지를 놓고 고심 중이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당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날(20일)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호남에 대한 법안 준비 등은 어느 정도 절차를 기다린 후 확정되면 그 후에 거론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한 것도 이런 기류를 의식해서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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