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4일로 일본 헌정사상 '최장기 집권 총리'가 된 가운데, 일본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아베 총리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일본 중도 좌파 성향의 아사히신문은 24일 "아베 최장수 총리된 이유는 운? 내각에 이름을 붙어준 지식인들의 이야기"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현 정권에 대한 일본 지식인 사회의 비판적 시각을 전했다.
이들은 아베 총리가 각종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장기 집권할 수 있었던 비결로 경기회복과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꼽으면서도 아베 내각의 실정을 요목조목 짚었다.
'아베 신조의 헌법전쟁' 등의 저서로 유명한 일본 언론인 시오타 우시오(?田潮)는 이날 "아베 정권의 경제정책은 그럭저럭 합격할 만하다"면서도 "아베 총리는 미래지향적 지도자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아베 총리에겐 사회의 비전이나 민의를 파악해 정책으로 만드는 의식이 부족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아베 총리가 위기를 극복할 힘이 부족하다는 점도 입증됐다고 지적했다.
일본 국제정치·경제지 '인사이드라인'의 편집장 도시가와 다카오(?川隆雄)는 아베 총리에 대해 "장기 집권으로 인한 자만심이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모리토모 학원 스캔들이나 벚꽃을 보는 모임 사유화 의혹으로 추궁당했을 때도 항의를 받으면 '이런 사람들에게 질 수 없다'고 단언했다"며, "자신과 대립하는 적이나 반대자를 용서하지 않는다는 자세도 총리의 특징"이라고 비판했다.
일본 미에대(三重大)의 이와모토 미사코(岩本美砂子) 교수도 "아베 총리는 인기가 떨어지면 경제정책을 펴고, 회복되면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 같은 안보정책을 펴왔다"면서 "그야말로 옷 밑에 갑옷이 있는 내각"이라고 비판했다.
이와모토 교수는 또 아베 정권이 '여성 활약' 등을 내세우지만, "여성의 권리나 비정규직 여성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서 지난 3~4월 전국 휴교령을 예로 들었다.
그는 "총리가 코로나19 대책을 이유로 돌연 휴교령을 내렸는데, 일을 쉴 수 없는 여성들 사이에서 혼란이 퍼졌다. 어려움을 겪는 가정을 생각하는 상상력이 제로다. 전업주부를 염두에 두는 가족관이 결정적으로 낡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다만 이들은 야당인 민주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낮아 정권 교체가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도시가와 편집장은 "현 정부 대변인 격인 아소 다로(麻生太?) 부총리는 차기 정권에서도 중요한 위상을 차지할 것"이라면서 "지지율이 내려가도 야당이 '반(反)자민당'으로 집결하지 하지 않는 한 정권 교체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아베 총리가 물러나도 사실상 제2의 아베 정부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이런 이유로 "구형 정치가 계속돼 국민들의 정치 불신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모토 교수도 "최근엔 아베 총리가 국회 출석도, 장시간 기자회견도 하지 않아 건강이상설이 불거지고 있다. 기자회견을 열지 않는 것은 거만한 것도 거만하지만, 역시 컨디션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령탑 부재 상황이 됐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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