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의 외교갈등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미국은 나발니 독살 의혹에 포괄적인 수사를 촉구했다./사진=뉴스1

군축조약 위반, 중거리 미사일 배치문제 등으로 러시아와 갈등 중인 미국이 블라디미르 푸튼 정권에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25일(현지시간)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가 의식불명에 빠진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은 나발니가 독극물 공격을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독일 의료진의 1차 결론을 크게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번 보고서가 정확하다면 미국은 포괄적 조사를 촉구하는 유럽연합(EU)의 요구를 지지하며 이러한 노력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또 "나발니의 가족과 러시아 국민은 완전하고 투명한 조사가 이뤄지고 관련자가 책임지는 모습을 볼 자격이 있다"며 "우리는 나발니의 가족과 함께하며 그의 완전한 회복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나발니는 20일 러시아 모스크바로 향하던 비행기에서 의식을 잃었다. 그가 마신 차에 독성 물질이 섞인 것으로 의심됐다. 

독일 인권단체는 나발니를 독일에서 치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반대하던 러시아 의료진은 국제사회의 압박이 이어지자 이송을 허용했다. 나발니는 22일 독일에 도착했다.


나발니의 치료를 맡은 독일 베를린 샤리테 병원은 24일 성명에서 나발니의 몸에서 살충제 성분인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가 발견됐다고 밝히며 독살 시도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리와 독일의 의학적 분석은 일치하지만 결론이 다르다. 왜 독일 의료진이 이렇게 서두르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군사문제로 충돌하는 미·러

올 들어 군사문제를 둔 미국과 러시아의 외교 갈등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달 23일 러시아는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새로 개발한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경우 강력한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미국 중거리 미사일에 대해 "유럽뿐만 아니라 일본과 한국에 대해서도 배치 압력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언명했다.

그는 미국 중거리 미사일이 한국과 일본에 설치되면 "러시아 우랄산맥까지 사정에 들어간다"며 "미국이 긴장을 부추기면서 러시아 국경 근처에 실제적인 공격 능력을 지니려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5월 22일엔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에 날을 세우기도 했다. 당시 미국은 상호 영공 개방과 사찰을 허용하는 '항공자유화조약'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러시아가 이 조약을 위반하고 있기 때문에 조약에서 탈퇴하기를 원한다”고 회원국들에게 통보했다.

항공자유화조약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 국가들을 포함, 총 34개국이 참여한다.

이에 대해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우리는 기술적인 문제를 이유로 이 근본적 협정 탈퇴를 정당화하려는 어떤 시도도 배격한다"며 미국의 탈퇴조치를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