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여전히 계속 확산되는 가운데 백악관 일부에서 '집단 면역'을 주장하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집단 면역 전략을 주도하는 사람은 백악관 고위 의료고문 중 한 명인 스콧 아틀라스 스탠포스대학 후버연구소 연구원으로 이달 팬데믹 전문가로 백악관 고문에 참여했다.
백악관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틀라스 고문은 스웨덴에서 시도했던 '집단 면역'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아틀라스 고문은 전염병이나 역학 연구 경력이 없는 신경방사선학자지만 경제 활동 재개에 찬성하는 보수 성향 과학자다.
앞서 스웨덴에서는 사회·경제 활동을 제한하는 방역보다는 국민들이 자연스럽게 질병에 대한 면역을 쌓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집단 면역을 시도했지만 세계적으로 높은 감염률과 사망률을 내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틀라스 고문은 지난달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젊고 건강한 사람들은 코로나19에 걸려도 문제가 없다"며 "왜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인정하기 어려운지 잘 모르겠다. 이들이 감염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고 건강한 사람들을 포함해 모든 사람들을 격리시키면 오히려 집단 면역을 막고 있어 문제가 더 장기화된다"고 말했다.
아틀라스 고문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봉쇄와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도 보건 비용을 높였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이 코로나19 감염이 두려워 의료서비스가 필요해도 병원을 방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WP는 아틀라스 고문이 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놓고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 소장뿐만 아니라 데보라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조정관과도 갈등을 빚었다고 전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아틀라스 고문은 코로나19 회의에서 뉴욕과 시카고, 뉴올리언스 등 대도시 지역에서는 이미 집단 면역에 도달했다고 주장했지만 벅스 조정관과 파우치 소장은 너무 빨리 경제를 재개할 경우 이미 대규모 감염 피해를 겪은 도시들도 또 다른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단 면역에 대해 호기심을 보이긴 했지만 공식적으로 수용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벅스 조정관에 뉴욕과 뉴저지가 집단 면역에 도달했는지 물었지만 벅스 조정관은 그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고 한다.
'집단 면역' 모델이 백악관에서 논의되고 있다는 사실에 정부 안팎의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폴 로머 뉴욕대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죽을 것"이라며 "한번 지역사회로 퍼지면 우리가 반복해서 봐왔듯이 모든 곳에 퍼지게 된다"고 말했다.
에릭 토폴 심장전문의는 "파우치 소장과 이성적 목소리를 몰아내기 위해 스콧 아틀라스 연구원이 백악관에 투입된 것은 정말 불행한 일"이라며 "과학을 부정하는 대통령에 이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는 또 다른 신뢰성 없는 인물이 왔다"고 비판했다.
WP는 "코로나19가 1%의 치사율을 갖고 있다고 가정할 때 인구 3억2800만명의 미국인 중 집단 면역이라고 할 만한 비율인 65%가 감염되면 사망자가 213만명이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WP는 또 코로나19에서 완치된 사람이 바이러스에 여전히 장기적 면역성을 가지고 있는지, 또는 재감염 위험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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