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청에 근무하는 국민의힘 당직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을 받은 가운데 3일 방호요원들이 국회 본청 2층을 폐쇄하고 있다. 2020.9.3/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국회가 추진해 온 '원격회의 및 원격표결' 법안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두 번째 셧다운(폐쇄) 조치를 마친 지 나흘 만인 3일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면서다. 이미 완성된 내부안은 여야 지도부와 협의 단계를 앞두고 있지만, '원격 날치기'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넘어야 할 산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병석 국회의장은 지난 1일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의장실이 중심이 돼 마련한 국회법 일부개정 제안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비대면 원격회의 및 원격표결 도입이 골자로, 국회가 추진 중인 코로나19 장기화 대비책들 중 하나다. 의장실의 제안은 당일 원활한 논의를 위해 각 지도부에 사전 전달됐다.

이후 회동은 당일 야당의 거센 반발과 함께 무산됐다. 국민의힘 측은 교섭단체 간 협의로 진행해야 할 중대 사안임에도 제안이 사실상 완성된 개정안 형태였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의장실) 비대면 무슨 회의를 하겠다는 안을 만들어 던져놓고…"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국회가 또 다시 코로나19 사정권에 들면서 관련 논의에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장기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확진자 발생→전면 폐쇄 및 방역→기능 복귀→추가 확진자 발생으로 반복되는 '사후 조치' 만으로 통상적인 국회 운영을 확신할 수 없어서다. 이번 확진자는 국민의힘 당직자로 국회 상주 인력 가운데 발생한 두 번째 확진자다. 첫 확진자는 불과 8일 전인 지난달 26일 발생했다.

세 번째, 네 번째 확진자가 나올 수도 있는 만큼 국회 대응도 달라졌다. 건물을 전면 폐쇄했던 1차(2월)·2차(8월)와 달리 폐쇄 범위를 본관·소통관의 일부 층으로 국한했다. 국회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야당을 설득하는 작업을 계속 해 나갈 것"이라며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는) 상황 등으로 인해 협상의 여지가 많이 열려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출입 기자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일시 폐쇄한 국회가 방역 후 출입증 소지자에 한해 본관, 의원회관 소통관을 재개방 했다. 국회 재난 대책본부는 청사 폐쇄 조치 이후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고, 방역당국과 협업 하에 1차 접촉자 관리도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청사운영을 정상화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오전 재개방한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모습. 2020.8.30/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다만 원격회의 및 원격표결 도입을 놓고선 찬반이 확연히 엇갈린다. 찬성 측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입법부 셧다운' 방지를 이야기 한다. 코로나19 뿐 아니라 그외 감염병으로 본회의 개의 정족수(60명)가 부족하거나, 의장단 전원이 감염병에 노출됐을 때 등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관련법을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반대 측은 '다수결의 횡포 심화'를 우려한다. 7월 임시국회의 '부동산 입법'에서 보였던 거대여당의 속도전이 더욱 빨라질 수 있고, '윤희숙 효과'로 대표됐던 반대토론과 자유발언 등 견제수단이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원격회의 및 원격표결이 가능한 조건과 처리 법안을 비쟁점에 국한하는 등 정교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700년 역사의 영국 의회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원격표결을 도입했다. 우리는 늦은 편"이라고 역설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필요성은 인정하나, 날치기 등 과거 사례에 비춰봤을 때 매우 신중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앞서 원격표결을 도입한 해외 국가에서도 논란은 진행형이다. 지난 4월 비대면 화상회의 방식과 물리적 출석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의회(hybrid parliament)와 함께 원격표결을 도입한 영국 하원에서는 약 2개월 만인 지난 6월 '입법 논의의 중요성' 등을 이유로 여름휴회 이후 원격표결을 중단하는 개정안이 통과됐으며, 일부 의원들은 여전히 원격표결 필요성을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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